쫓기는 사람, 쫓는 사람
달리느라 내 발이 아픈 줄도 몰랐을 것이다.
희미하게 앞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에서야
내가 얼마나 지쳐 있었는지 깨달았겠지.
아마 쫓기는 사람도,
쫓는 사람도
모두 비슷했을 거다.
자신이 어떤 자리에 서 있는지조차 모른 채
그저 달리고만 있었을 테니까.
우리는 그 순간엔 잘 모른다.
내가 쫓기는 사람인지,
아니면 누군가를 쫓고 있는 사람인지.
그래서 더 조심스럽다.
혹시 내가 쫓기는 사람이 될까 봐,
아니면 어느새 쫓는 사람이 되어버릴까 봐.
그저 함께 산책하는 사람이면 좋겠는데,
세상에 정답이 없으니...
산책인 줄 알고 걸었는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달리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분명 나는 산책을 하러 나왔는데,
문득 내가 뛰고 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그리고 그 뛰는 걸음이
서서히 발을 아프게 하고,
숨을 불편하게 만들기 시작할 때가 있다.
그럴 땐 잠깐 멈춰 숨을 고르자. 그게 우리 몸을 지키는 일이다.
누군가를 향해 달리다 서로를 잃어버리는 관계보다,
각자의 발부터 지켜주는 관계가
훨씬 더 인간적이니까.
그게 우리가 덜 아프게,
그리고 더 오래 함께 갈 수 있는 방식일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