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매뉴얼

색다른 것은 과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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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에서는 파스타와 소고기 스테이크.


서로가 마음에 든다면 2차로는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두 잔과 조각케익.


두 번째 만남으로까지 이어진다면

함께 최신 상영작으로 영화 관람을.


남자가 영화를 보여준다면

여자는 팝콘과 콜라를.


스파크가 튄다면 그 날은

가볍게 맥주를 한 잔 할 수도 있겠다.



첫 만남에서는 곱창전골이나 짬뽕을 먹지 않고,

두 번째 만남에서는 영화가 아닌 볼링을 치지 않고,


맥주가 아닌 제3의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 건

천편일률적으로 학습된 소개팅 매뉴얼 탓일까.


가끔은 소개팅에서 색다른 것을 제안하고

자신만의 특별함을 보여주는 사람을 만나보고 싶다.


조금은 기괴해도 좋고

남들이 잘 모르는 비주류 취향이라도

괜찮으니 말이다.


누가 누구였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똑같은 매뉴얼만을 답습하지 않는,

조금은 튀어도 좋으니 색깔이 있는 그런 사람.



왜 언제부터

연애 시장에서 잘 팔리는 사람은

‘무난한 사람’이 된 걸까.


무난한 식습관, 무난한 취향, 무난한 경험.

이런 무난함이 안정감은커녕

되려 재미없다는 생각은 나 뿐일까.


첫 만남에 돼지 막창도 좋고,

두 번째 만남에 볼링도 좋고,

카페에서 생강차를 시키기도 하며,

상영관이 전국에 몇 개밖에 안 걸리는

비주류 영화를 더 좋아한다고 말하는 나는…


어쩌면 소개팅에 적합하지 않은,

덜 학습된 여자인지도 모르겠다.






2017 일상의짧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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