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수운 작가 우듬지 Sep 06. 2021

맛과 공감각을 구현하는 차이니즈 누들 바 <프로그즈>

맛 뿐 아니라 공감각이 구현될 때, 그 음식점이 더 오래 기억된다

프로그즈 (FROGZ)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31길 3-6 (불당동) 101호
OPEN 11:30 -  CLOSE 21:00
BREAK 15:00-17:30 │일요일 휴무 


감각적인 CHINESE NOODLE BAR     

태어나 거의 처음 방문해본 천안. 그곳에서도 불당동은, 여러 감각적인 상점들이 한 데 모여있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프로그즈>를 방문했다. 평소 중국음식이라 한다면 마라탕, 마라샹궈나 양꼬치밖에 모르는 나. 이번에 방문하게 된 <프로그즈>는 시야가 좁던 나의 중국음식 경험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 홍고추와 파를 최대한으로 활용한 감칠맛 나는 중국요리 스타일에, 감각적이고 세련된 인테리어가 만나 새로운 공감각을 구현하는 이곳은, 그 개념도 처음 들어보는 ‘차이니즈 누들바’다.           



맛만큼이나 중요한 공감각     

음식점을 고를 때 ‘맛’만큼이나 공간이 주는 공감각적인 기분을 중요시하는 편이어서인지, 정갈하고 세련된 멋으로 디자인된 가게의 느낌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중국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물 잔부터 젓가락, 하지만 현대적이고 심플한 인테리어, 그리고 ‘bar’의 느낌을 살리는 은은한 조명과 음악까지. 맛과 함께 공감각이 구현될 때, 음식점을 방문하는 기분은 한 층 고급스러워진다.            



탄탄미엔 9,000

땅콩과 고추기름 소스로 만든 중국 사천 지방에서 시작된 면 요리     

‘탄탄미엔’은 고추기름과 땅콩소스를 섞어 만든 양념에 면을 비벼 먹는 중국의 대표 면요리이다. 빨간 고추기름이 사용되지만 매운맛이 부각되는 편은 아니며,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함께 느껴져서 누구나 호불호가 없을 대중적인 맛이다. 자가제면하여 사용한다는 쫄깃한 면의 식감 또한 인상적이었다. 테이블에 구비된 흑초와 산초를 기호대로 추가해 먹으면 탄탄미엔의 풍미는 더욱 짙어진다.         

  


바질빤미엔 10,000

바질로 만든 중화풍 소스에 비벼 먹는 중국식 비빔국수     

‘바질빤미엔’은 평소 바질이나 바질페스토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반할만한 퓨전 면요리다. 마찬가지로 직접 만든 생메밀면은 쫄깃했고, 신선한 바질로 만든 중화풍 소스에 함께 나오는 ‘라유’를 뿌려 비벼 먹으면, 이 퓨전 면 요리의 매우 이국저인 풍미가 살아난다. 내 입에는 탄탄미엔 보다 바질빤미엔이 더 매력적이었으나, 바질에 대한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면 식사가 끝나면 소량의 밥이 나오는데,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어도 꿀맛이다.           



우육튀김 9,000

얇은 우육을 튀겨낸 유린기 스타일의 고기 튀김     

우육튀김은 유린기 스타일의 고기튀김이다. 얇은 우육을 튀긴 요리는 새콤한 소스와 샐러드가 함께 플레이트 되어있는데, 무거운 메인 요리라기 보단 상큼한 맛에 가볍게 곁들일 수 있는 사이드 메뉴에 가까웠다. 사실 이곳의 면요리가 너무나 맛있어서 우육튀김에는 상대적으로 눈 길이 잘 가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면 요리만 먹기에는 심심할 것 같다면 가볍게 함께 곁들이면 좋을 메뉴다.            



파이황과 3,000     

간장, 식초, 다진 마늘 등으로 만든 중국식 오이무침

의외로 감동을 받은 메뉴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파이황과’였다. 중국식 오이무침인 파이황과는 단돈 3천 원에 주문할 수 있는 작은 메뉴인데, 한 점도 남기지 않고 다 먹을 정도로 맛있었다. 단지 오이를 중국식 양념에 버무린 간소한 음식이지만, 양념의 위력은 대단했다. 간장, 식초, 다진 마늘 등으로 만들어낸 맛이 그토록 감칠맛 날 줄이야.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면요리를 잡아주는 데에도 이 파이황과가 제 격이었다.            



무릉도원 4,000

프로그즈만의 칵테일(non-alchohol)

이곳은 누들 ‘바(bar)’이니 만큼 개성 있고 맛있는 칵테일이 있다. 내가 주문한 ‘무릉도원’이라는 논알코올 칵테일은, 라임과 복숭아 향이 은은하게 도는 청량한 맛이었다. 느끼기에 따라 심심한 맛이라 볼 수도 있으나 풍미가 강한 요리들과 달리 청량한 맛이 나서 오히려 좋았다. 하지만 다음엔 논알코올보다는 ‘큐컴버민트’ 같은 이곳의 대표 칵테일을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음식은 또 그렇게 알코올과 잘 어울리니까 말이다.  

         


정성을 들인 맛은 사람들이 알아본다     

음식 하나하나가 오랜 노력을 품은 예술로 느껴지는 집들이 있다. 올해 7월에 오픈한 이곳은, 자가제면한 면의 상태가 흡족하지 않으면 전량을 폐기하고 영업을 중단할 정도로 맛의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이는 곳이다. 그래서일까, 오픈 한 달 차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기품 있고 꼿꼿했다. 그리고 그 꼿꼿함은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칭찬들로 고스란히 연결되었다. 덕분에 천안 나들이가 한층 만족스러운 기억으로 남게 됐다.      








* 해당 포스트는 인스타그램 매거진 <주간우두미>의 65호 포스트의 일부입니다. <주간우두미>는 인스타그램 @woodumi 계정 또는 해시태그 #주간우두미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먹고 여행하라

ⓒ 2021 우두미 All rights reserved.

인스타그램 @woodumi  

블로그 blog.naver.com/deumji  


작가의 이전글 네가 상처 준 건 왜 기억 못 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