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내 몸에 좋은 엔진오일을 넣어주어야 해
한 번씩 나는 장 트러블을 심하게 겪는다. 예민한 장 덕분에 나의 잘못된 식습관을 점검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몸 컨디션이 정신력으로까지 곧바로 이어지는 나로서는 이런 장 트러블이 너무도 끔찍하다.
이번 장 트러블은, 친구와 함께 대학도서관에서 공부한다고 대학가의 싸디 싼 인스턴트 음식들로 끼니를 해결한 것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친구와 나 둘 다 백수 신분인지라 돈을 아끼기 위해 한 선택이었지만, 연달아 토스트, 도시락, 라면, 와플 등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집에 돌아와 또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해 짬뽕라면을 끓여먹기를 반복했더니, 결국 장 트러블이 난 것이다.
분명 저번 주까지만 해도 엄청 충만한 총기가 온몸에 돌았었는데, 고작 일주일의 인스턴트 식습관 체험 결과 배가 부글거리고 머리도 어질어질한 상태가 되었다. 고작 좀 싸고 안 좋은 것을 몇끼 반복했다고 몸뿐 아니라 머리까지 둔해지다니.
그러고 보면 인간의 몸은 참 정직한 소모품인 것 같다. 돈 좀 아껴보겠다고 싸구려 엔진오일을 넣었더니 이내 금방 망가져버리는 자동차처럼. 내 몸에 조금 더 좋은 오일을 넣어주어야 했는데, 내가 나의 성능을 과대평가한 거다.
덕분에 나는 이제 정비소에 들어가야 할 상태다. 애초에 내구성 강한 명품으로 만들어지지 못한 내 장기를 탓해야 할까, 명품도 아닌 장기에 싸구려 오일을 콸콸 부은 절약정신을 탓해야 할까. 어찌 됐든, 어리석은 주인 때문에 내 몸이 고생하는 건 확실하다. 아마 나보단 장이 건강한 내 친구도 지금쯤 조금은 장이 부글거리리라.
어떻게 해야 싼 가격으로 조금 더 우리 몸에 좋은 밥을 먹일 수 있을지, 친구와 머리를 맞대고 강구해봐야겠다. 몸 상태가 정신까지 지배하는 만큼, 공부에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몸에 좋은 엔진오일을 넣어줘야 할 테니까.
2017 일상의짧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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