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의 일은 다 가치가 있고 소중한 거에요
가끔, 자신이 해보지 않은 분야에 대해 쉽게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이 해 본 일만이 정답이라거나 자신이 해본 일 만이 어렵고 고되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은 너무너무 힘들고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분야라고 핏대를 세우며 어필하면서도, 정작 다른 사람의 일에 대해서는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거야?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되지 않니?"라는 오만한 참견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들 때문에 가끔 당황스럽다.
누군가가 글쓰기를 좋아하는 내게 너무도 쉽게, "책 쓴 거 없어?"라고 물을 때 나는 너무나도 답답하다. 책은 그렇게 쉽게 써지는 게 아니라고 아무리 설명해봐야, 그들 눈에 작가 지망생은 지금쯤 책 몇 권은 써냈어야 하는 그런 존재일 테니까.
아이 엄마지만 자신의 아이를 전교 1등으로 만들지 못하며, 남편이 번 돈으로 살림하는 전업주부지만 집이 잡지에 실릴 만큼 예쁘게 단장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다른 사람이 발 담고 있는 분야 역시 간단하지 않음을 왜 모를까. 다른 이의 일이나 꿈에 대해 그렇게 쉽게 말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무례가 아닐까.
그런 오만한 사람들은, 그림 그리는 사람에게 백지를 주면 몇 초 내에 그림을 그려내는 줄로 알고, 요리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궁색한 재료를 쥐여줘도 일품요리를 뚝딱 만들어내는 줄 알며,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언제든 자랑할 습작소설이 몇 편은 있다고 판단해버린다.
그런데 그것은 대단한 오만이다.
세상에는 어떤 일도 절대로 쉬운 것은 없는 것이다. 하다못해 길에서 호떡을 굽는 일조차 단련된 스킬과 인내심을 요하는 일이다. 일정한 크기로 적절하게 구워내야 함은 물론이고,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문을 열고 닫아야 하니까. 모든 것이 한 번 발을 담가본다면, 숱한 노력과 인내를 요하는 일이란 걸 알 수 있다. 내가 발을 담근 일이 어렵고 힘든 만큼, 남들이 선택한 일도 마찬가지다. 내 꿈이 고귀하듯 다른 이의 꿈도 고귀하다.
세상은 이미 어느 분야건 전문가로 넘쳐나고, 열심히 도전하는 사람 투성이다. 하지만 자신의 눈앞에 있는 누군가가 지금까지 아무런 성과를 내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닐터다.
자신이 경험해보지 않았다고 해서, 그 일이 쉬울 거라고, 왜 아직까지 그것밖에 해내지 못했느냐고, 자신이 겪고 있는 일보다 복잡하지 않을 거라고 단정짓는 오만. 제발 그 오만은 마음속으로만 간직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배려고 겸손이 아닐런지.
2017 일상의짧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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