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인 사람이 좋아요

당신도 혹시 '사피오섹슈얼'인가요?



최근에 방영을 시작한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 나온 '사피오섹슈얼(Sapiosexual)'이라는 말이 화제다. ‘사피오섹슈얼’이란 상대의 센스나 지성 등에 성적인 매력을 느끼

는 사람을 말한다. 그 말을 듣고 나 또한 대단히 사피오섹슈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나보다 학식이 높은 사람, 또는 고루고루 잡다한 상식이 많은 사람,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이성적 매력을 느껴왔다. 자신보다 조금이라도 우월한 이성을 쫓는 것이 인간의 당연한 본능일지도 모르겠지만, 단지 본능이라기엔 나의 지적인 것에 대한 추구는 20대 초반 이후가 되어서야 후천적으로 생성된 것 같다.


20대 초반, 나보다 월등히 학구열이 강하고 자아실현에 뜻이 깊은 남자를 만난 적이 있었다. 물론 그 남자가 모든 분야에서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남자는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내가 원하는 방향의 지성을 겸비한 남자도 아니었다. 하지만 나의 이 사피오섹슈얼적인 성향이 완전히 굳어진 것은 아마 그를 만나던 그 지점 어딘가에서부터였던 것이 확실하다.


당시 나는 학구열은커녕 자아실현보다 현재의 가벼운 즐거움들을 만끽하는 데에 대부분의 시간을 쓰며 살던 아이였다. 그런 나에게 커다란 자아를 가지고 맹렬히 돌진하는 남자의 모습은 너무도 충격적이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3년간 그 남자의 옆에서 그 남자가 꿈을 향해 달려나가고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본 결과, 나는 이런 사람이 내가 바라는 유형의 남자라고 믿게 된 것 같다. 한마디로 이상형이 구축된 것이다.


자아가 강한 사람, 꿈과 포부가 큰 사람, 그것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는 사람, 조금은 팍팍하더라도 자신의 일에 미쳐있는 사람은 내게 엄청난 이성적 매력을 내뿜는다. 그들의 모습은 내 삶까지도 자극했다. 꿈은 있지만 스스로 실현 능력이 부족하고 의지가 모자라다고 느끼곤 할 때, 그런 사람들을 보면 울끈불끈 어디선가 감춰져있던 의지가 솟아오르곤 했으니까 말이다.


사실 나는 나 스스로가 지적인 사람이 되길 갈망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항상 나는 누군가로부터 무언가를 하나라도 배울 수 있길 바랐으니까. 또한 그들이 사고하는 방식, 그들이 사는 자세를 통해, 나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싶었다. 배우고, 성장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앞으로 나의 연애사에 어떤 이가 문을 두드릴 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사피오섹슈얼임을 분명히 밝혀두고 싶다. 그리고 영원히 사피오섹슈얼이고 싶다. 배울 점이 있는 사람과 연애하고 싶다. 함께하는 동안 내가 퇴보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 연애 상대를 통해 단순한 연애뿐 아니라 내가 나 자신을 돌아보고 교정할 수 있다는 것. 그건 정말 내가 꿈꾸는 방식의 연애다.


결국에, 내가 지적인 사람이 되길 희망하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 다른 많은 사람들이 사피오섹슈얼이 되는 이유도 아마 이와 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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