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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수운 작가 우듬지 Mar 24. 2024

호불호 갈리는 <로기완>, 나는 '호'였다

낯선 땅에서 서로의 온기로 살아남는 청춘 남녀의 이야기

ⓒ넷플릭스 <로기완>

 


좋아하진 않아도 그 배우의 연기력이나 안목이 좋아 출연작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나에겐 그런 배우 중 하나가 ‘송중기’다. 달달하고 로맨틱한 이야기의 주인공보단 매번 척박하고 험난한 장르물의 주인공이기를 자처하는 배우.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도 그런 마음에서 보게 되었다.     

     





로기완 줄거리 #1
탈북 청년의 냉혹한 벨기에 생존기

ⓒ넷플릭스 <로기완>


<로기완>은 탈북한 청년이 벨기에라는 낯선 땅에서 견디고, 버티고, 살아남는 ‘생존’에 관한 이야기다. 주인공 기완(송중기)은 탈북 후 중국 연길에서 숨어 지내던 중 공안에게 발각이 되고, 그 과정에서 어머니를 잃었다. 언제든 자살할 수 있도록 옷소매에 면도날을 감추고 다니던 그 삶을 감히 이해할 수 있을까. 쓰레기통을 뒤져 곰팡이가 핀 음식을 먹고, 엄동설한에 화장실에 누워 잠을 청하는 삶.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 나라를 떠나 긴 방랑을 하는 청년의 이야기는 먹먹함을 넘어 보기가 고통스러운 수준이었다.           






로기완 줄거리 #2
난민정착지원금과 조선족

ⓒ넷플릭스 <로기완>


벨기에에서는 탈북민을 위한 난민 정착 지원금이 나온다. 기완은 그 정착지원금을 받기 위해 스스로 탈북민임을 증명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참 녹록지가 않다. 탈북인의 신분으로는 취업도 힘들어 조선족이라고 속여 취업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또 기완의 발목을 붙잡는다. 탈북임을 증명해야 하는 자리에서, 조선족의 신분으로 취업한 사실이 탄로 나기 때문이다. 탈북인인 동시에 탈북인이면 안 되는 기완을 보며 느꼈다. 모든 이에게 똑같은 무게의 삶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냉혹한 사실을.          






로기완 줄거리 #3
마리와의 로맨스, 그리고 선주 

ⓒ넷플릭스 <로기완>
ⓒ넷플릭스 <로기완>


그래도 죽으리란 법은 없다고, 기완의 삶에도 온기는 찾아온다. 기완의 돈을 훔치려고 했지만 그것이 계기가 되어 연인이 되는 ‘마리(최성은)’, 그리고 기완에게 동족으로서의 곁을 따뜻하게 내어주는 ‘선주(이상희)’다. 나는 그들의 존재가 너무 기쁘고 애틋했다. 엄마를 여의고 삶의 의미를 잃은 ‘마리’가 연인이 되어주지 않았더라면, 자신도 팍팍한 처지에 기완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주던 ‘선주’가 없었더라면 기완은 과연 그 차가운 세상을 버틸 수 있었을까.          

 





《로기완을 만났다》
원작 소설과의 차이, 뭐가 다를까?
 
ⓒ넷플릭스 <로기완>


원작소설로 알려진 <로기완을 만났다>와는 줄거리에 큰 차이가 있었다. 소설이 오롯이 기완의 생존과 성장을 담았다면, 영화에서는 마리와의 러브라인과 선주라는 조력자가 있기 때문이다. 두 캐릭터 다 원작에는 없는 인물이라고 한다. 원작과는 너무 다르게 각색이 이루어져서일까, 많은 이들이 이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첨예하게 갈리는 그 호불호 의견 속에서 나는 ‘호’였노라고 조심스레 피력해 본다. 맘 붙일 곳 하나 없는 낯선 곳에서 기완이 그래도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건, 기완의 곁에 드리운 ‘사람의 온기’ 덕분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로기완 결말,
호불호 갈리는 이유

ⓒ넷플릭스 <로기완>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이 역시도 뻔하고 재미없다는 의견이 왕왕 있지만 나는 그 뻔한 결말 역시도 좋았다. 기완도 행복해지고, 마리도 행복해지는 이야기. 힘들고 고통받던 사람이 구원받는 이야기라서. 비록 원작이 추구했던 ‘기완’의 처절하고 비참한 생존기는 비중이 작아질 수밖에 없었지만, 기완이 불행한 채로 이야기가 끝날까 조마조마했던 한 관객으로서는 행복한 마음이었다. 그렇게 버티고 노력한 누군가에게 봄이 왔음은 얼마나 따뜻한 결말인가.               






로기완의 두 배우, 최성은 송중기.
그리고 넷플릭스 순위


ⓒ넷플릭스 <로기완>


배우 송중기 역시 호불호 의견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이 영화를 7년 전 처음 제안받았을 때, 기완이 사랑을 하는 게 사치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하지만 다시 생각했을 땐, 남녀와의 사랑이든 우정이든 사람이니까 부대끼고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이해했다고 한다. ‘마리’ 역의 최성은 배우 역시 같은 입장이다. 두 배우와 같은 시선이라면, 관객 역시 비견 이 영화가 와닿지 않을까 싶다. 넷플릭스 톱10에 따르면, ‘로기완’은 지난 1일 공개 후 넷플릭스 영화 비영어권 5위에 올랐다.          






로기완 관람평,
제 솔직후기는요  

 

ⓒ넷플릭스 <로기완>


영화가 끝나면 괜스레 이런 생각이 든다. 낯선 땅에서 내 존재를 증명하지 않아도,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지 않아도 되는 내 안온한 삶이 참 감사하구나. 더불어 사람은 아무리 혹독한 환경이라도 그저 어깨를 맞댈 수 있는 관계만 있다면 결코 파괴되지 않는다는 것 또한 새삼 깨닫는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따뜻한 사람들에 의해 강한 자가 만들어지는 건 아닐까.






출시일 : 2024. 03. 01
장르 : 드라마, 국가 : 대한민국
러닝타임 : 131분, 원작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채널 : NETFLIX
감독 : 김희진, 출연 : 송중기, 최성은, 와엘 세르숩, 조한철, 김성령, 이일화, 이상희 외










■ BOOK

연애 결혼 힐링 에세이 『사연 없음

현실 직장 생활 에세이 『어쩌다 백화점

PDF 인간관계 비법서 『오늘보다 내일 나은 인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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