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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수운 작가 우듬지 May 28. 2024

내가 남편 앞에서 약한 척 하는 이유

강해도 약한 척 하는 건 이것 때문


전 서른다섯 유부녀.      

나름 구김살 많은 20대도 보냈고

세상에 그리 무서울 게 없는 아줌마죠.

성격이 그리 여성스러운 편도 아닙니다.     


그런데 

그런 제가 여자가 될 때가 있더군요.     





며칠 전 설거지를 하다가 

유리컵을 깨트렸는데

남편이 다가와 

“저리 비켜”를 시전했거든요.     


남편은 제가 유리를 깰 때마다

제가 유리조각 하나 못 치우는 아이인 양

자기가 나서서 유리를 치워댑니다.     





설마 이 나이 먹고 

제가 유리를 못 치울까요.     


그런데 저는 한 발짝 물러나 

남편이 유리를 치우는 걸 지켜봅니다.     


그냥 그 순간, 

유리는 위험해서 만지지도 못하는 

연약한 존재가 되고 싶더라고요.     





유리를 치우는 남편의 늠름한 등에서

참 많은 것들이 느껴졌어요.

사랑, 헌신, 신뢰 같은 것들이요.     


여러분, 형광등을 갈 수 있어도 

남편이 갈겠다면 두세요.

내가 반찬을 더 잘한대도

친정엄마나 시어머니가 

반찬을 해다 주시겠다면 그대로 두세요.     





내가 뭘 못해서가 아니라

여전히 내게는 

그들이 필요하고 가치 있는 존재임을

알려주기 위해서요.     


때로는 의지하는 척,

너 없이 나는 이렇게 작은 존재인 척,

그렇게 상대의 기를 살려주는 것도

어쩌면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요.           









■ BOOK

연애 결혼 힐링 에세이 『사연 없음

현실 직장 생활 에세이 『어쩌다 백화점

PDF 인간관계 비법서 『오늘보다 내일 나은 인간관계


■ CONT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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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따수운 독설

작업 문의 deumj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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