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나의 촛불이다. 2025.01.11
12월 3일 밤. 계엄이 선포되던 날.
저는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살려달라' 기도하면서 여의도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깨달았습니다.
저의 종교는 교회나 절이 아닌 민주주의라는 걸.
'자유가 없으면 생각이 숨 쉴 수 없다는 걸.'
각성하 듯 깨어난 신념 속에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 지 생각해봤습니다.
맨 몸이 부셔져도 후회가 없으리란 결심이 선 순간, 저는 제가 가진 능력을 총동원해서 일상을 찾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일을 하고, 글을 쓰고, 응원봉을 들게 되었습니다.
혼자 하게 되면 작은 일이지만 촛불이 모이면 결코 작지 않은 일이 됩니다.
저는 지금도 자유의 소중함을 잃게 될까 두렵습니다.
공기처럼 늘 주위에 있어서 자유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 했습니다.
하지만 자유가 없다면 생각은 숨 쉬지 못합니다.
죽은 시체처럼 생각없는 좀비로 살긴 싫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도 갖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자유를 빼앗길까 무섭고 두렵습니다.
삶의 가치를 잃게 될까봐 겁이 납니다.
저는 여태까지 일상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벌을 받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전장연에서 출근길 시위를 할 때 '시위의 자유는 있지만 꼭 이 시간에 했어야만했나?'
진정으로 이해하고 존중해드리지 못 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세월호, 채상병, 이한열 열사, 박종철 열사를 기억하지 못 한 것.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것들이 쌓여서 여기까지 왔나봅니다.
저는 죽어가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심폐소생 중입니다. 민주주의가 무너지면 먹고 살지도 못 합니다.
민주주의가 바로 서야만 경제도 해결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투자한 것이지 윤석열 정부에 투자한 것이 아닙니다.
최상목 권한대행!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십시요. 민주주의를 죽어가게 놔두는 건 경제살인입니다.
케이팝, 케이드라마, 한류처럼 경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자유의 씨앗들을 죽이지 마십시오.
만약 민주주의가 없었다면 케이문학의 선봉장인 한강 작가의 노벨상도 없었을 것입니다.
45년 전의 민주주의는 씨를 뿌렸고, 꽃을 피웠으며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혼수상태로 방치하는 건 경제살인입니다.
그리고 사십시오.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사십시오.
저는 알고 있습니다. 12월 3일 밤 국회로 뛰쳐나갔던 저도, 그곳에 계셨던 시민 분들 모두 민주주의 덕분에 살았다는 걸.
민주주의를 가슴에 새긴 양심적인 군, 경 지휘부, 부대원, 경찰 분들이 아니셨다면 저는 아마 그 자리에서 죽었을 지 모릅니다.
민주주의는 우리에게 죽으라고 명령하지 않습니다. 민주주의는 살라고 합니다.
왜 윤석열을 위해 죽어야만 합니까? 민주주의를 위해 사십시오.
우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살아야합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산다면 영원히 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윤석열을 위해 살려한다면 살아도 산 것이 아닐겁니다.
역사가 윤석열을, 우리를 심판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