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을 맛있게 보내는 방법
올여름은 지독히도 더웠다. 습한 공기에 땀도 마르지 않는 훅훅 찌는 더위. 이런 더위는 난생 처음이다. 게다가 9월 늦더위도 물러가지 않고 추석이 코 앞인데 열대야는 기승을 부린다.
동네 공판장에서 천 원에 4개, 짙은 보라색의 토실토실한 가지들을 골라왔다. 이맘 때면 가지 출하량은 줄어들면서 가격이 오르거나 쉽게 찾아볼 수 없어야 하는데.
결국 늦더위에 여름 작물들이 끝인사를 하지 못 하고 가을 작물들을 마중나와 있다. 이걸 반갑다고 해야하나? 끝물인 시기, 왕성하게 출하되는 여름 채소들을 보면서 위기감을 느낀다. 지리멸렬한 늦더위는 제철채소들의 교체주기 마저 바꿔놓았다.
하지만 요즘 천 원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채소가 어디에 있을까? 공판장 입구에 쌓인 가지 더미에서 가장 통통하고 토실토실한 것만 골라넣으며 입이 귀에 걸렸다. 이걸 가지고 가서 맛있는 가지나물을 해먹어야지. 그때부터 마음이 누그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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