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관객 S Jul 31. 2023

어메이징 에이미

영화 <나를 찾아줘>

스물 여덟 번째 영화: <나를 찾아줘>
감독: 데이비드 핀처(원작 길리언 플린 <Gone girl>)
선정자: K

*해당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작품입니다.
*결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J:영화 어떠셨나요? 전 너무 좋았어요

S:저는 소설로 먼저 봤는데 재밌었네요. 조금 아쉬운 부분은 있었지만요.

K:재밌었는데 마지막이 아쉬웠어요

J:저 소설 지금 읽는중(대흥분)

K:첫 부분 연출은 좋았어요.

P:저는 예전에 봤었는데 재밌었어요. 초반 장면이랑 마지막 장면이랑 아마 비슷했던 기억이!

S:맞아요 이어지는 거였죠.      

L:저도 좋았어요~! 감독 전작이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여서 기대했는데 연출이 좋았네요.

K:마지막으로 갈수록 블랙코미디 같았어요. 스릴러로 시작해서 블랙코미디로 끝나는 기분?

L:심리묘사가 좋았어요. 서사가 탄탄한 느낌?

J:간만에 재능범 여주 만나서 너무 좋았어요. 재능....지능범. 지능범!!!!

S:재능도 있죠 ㅋㅋㅋㅋㅋㅋ

K:여주가 대충 이용해 먹는다는 점이 세상이 정말 허술하구나. 이렇게 허술할 수가!


줄거리

결혼기념일날 사라진 에이미. 남편은 에이미를 찾기 위해 경찰에 신고하지만 모든 증거는 남편을 살인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언론도 에이미의 편인데. 한편 무대를 만들어놓고 떠난 에이미의 시점에서 하나둘 진실이 드러난다.


S:저 그 감시카메라 앞에서 쇼하는거 너무 웃겼네요. 실컷 연기하다가 아무렇지 않게 돌아오기

K:근데 저는 불쾌했던 부분도 좀 있었어요

S:앗 어느 부분이요?

K:소설이라 이렇게 전개 가능한 거긴 하지만 가정폭력 같은 경우는 실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이고 정말 피해받는 여자들도 있는데 이 여자 같은 지능범은 정말 희귀한 케이스잖아요? 여주가 피해자인척해서 위기를 모면하고 강간당했다고 속여서 대충 사람들 눈을 속이고 이런 장면들이 미투를 조롱하는 기분이기도 하고. ‘이런 머리 좋은 여자한테 속은 불쌍한 남자인 나’가 좀 보이는 거 같아서 불쾌했어요.

L:그럴 수도 있네요!

K:첫 부분은 남자가 잘못한 게 맞았거든요? 그래서 전 여자 쪽에 감정이입하고 보고 있었는데 아니야 사람들아 사실 알고 보면 이 여자만큼 악랄한 여자가 없어 하고 동조를 바라는?

S:저도 강간이랑 가정폭력 이용하는 건 좀 불편했어요.

K:극악한 모습을 보여줘서 남편에게 공감하게 만들고 동정을 가지게 해서 좀 그랬어요.

P:맞아요 영화에서 남자주인공을 피해자 쪽에 위치한 느낌이 있었어요.

K:사실 반대인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블랙 코미디라고 느꼈어요.

J:원작도 이런 전개인가요? @S님

S:약간 느낌은 다르지 않나요? 전개는 비슷하지만 이렇게까지 남자를 불쌍하게 만들진 않았던 것 같아요. 감독이 남자에 좀 이입한 듯......소설은 좀 더 통쾌했거든요.

J:전 되게 기발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런 걸 이용할 줄 아는 여자들 얘기도 궁금해서. 그래서 그걸 도구로 쓰는 여캐 너무 신선했어요.

K:곤란한 질문 던질 때마다 강간당한걸 강조하고 피해자인 자신의 위치를 계속 상기시키는데 그래서 저는 마지막 부분 좀 별로였어요. 그걸 이용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기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근데 그걸 가볍게 다루는 거 같아서 굳이 이 장면을 넣었어야 했나? 생각했어요. 전개 자체는 신선하고 좋았어요.

J:그걸 구분하는 사람들이 있고 구분 못 하는 사람들이 있죠. 구분 못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문제인 건 인지하지만 그래도 전 이런 지능범 좋아요.

S:소설에선 사실 불편한 게 없었어요. 영화로 와서 불편해진 게, 누구 시점에 이입을 한 건지 보이거든요.

J:역시 원작을 읽어봐야.....저 조금 밖에 안 읽었는데 여자 작가님이고 페미도 되게 의식해서 썼다고 느꼈거든요? 결말이 좀 다른 거 같은데 역시 읽어봐야겠어요.

K:저는 보면서 감독이 불쌍한 남편에게 좀 이입한거 같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기분 나빴나. 하지만 영화 자체는 재밌지 않았나요. 결혼비장려 영화

S:똑같은 수단이라도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이렇게 다르구나를 느꼈네요. 그리고 소설에선 남자의 멍청함이 좀더 강조되잖아요. 멍청하고 좀 짜증나고. 근데 그게 빠져서 그냥 바람 피우고 돈 좀 쓰다 걸린 놈편이 된 게.

J:영화에서도 충분히 멍청해서 뭐

K:이렇게까지 하면서 살아야하나 생각이 들지만 부인은 만족하는 거 같아서 웃겼어요.

S:아주 만족했죠

K:살인범으로 사형시킬 생각까지 하고 있었으면서 사과한다고 봐주기. 여주 진짜 성격 또라이같은데 맘에 들어요

J:FBI는 뭐 하는 거래요? 어이없어

L:부인이 원하는 모습으로 해주니까~ 사실 5년 동안 산 것도 둘이 진짜 사이코 부부예요.

S:그냥 길들이고 싶었던 거 아닌지

J:결혼 전까진 딱 자기 이상형이었어. 근데 결혼하고 애가 게을러빠지니까 벌 좀 주고

K:그리고 심지어 실제로 여자가 원하는 대로 흘러간다는 것까지

J:원래는 완전히 망가뜨릴 생각이었는데 애가 설설 기니까 음~하면서

L:그 부자 남자는 에이미 자꾸 길들이려고 해서 빡친듯      

너 방금 뭐라고했냐?

S:결혼 전에 둘이 얼마나 다른 삶을 살았는지도 묘사가 많이 생략되어서 아쉬웠어요.

J:아 진짜요? 계속 암시가 있지 않았나요?

S:모자라요....후반부에 에이미가 크레페 굽잖아요. 왜 하필 크레페인지 그냥 크레페만 나와서 아쉬웠어요.

J:전 에이미 천재 같다고 생각해서 강간 피해자니까 그대로 이혼하면 남편만 나쁜놈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진짜 좋았어요. 진짜 똑똑해

S:빠져나갈 구멍이 아예 없죠

L:부모도 정말 사이코 같지 않나요?

K: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L:실종신고 하는데 갑자기 핫라인 어쩌고 우리 애는 하버드대 나온 똑똑한 여자예요

L:크리피....애들 다 파인드 에이미 티셔츠 입고 촛불 들고

J:사실 이게 에이미가 완전히 치밀하게 계획을 짠 건 아니라서 허수가 보이긴 하는데 그걸 감정호소로 틀어막으니까 웃기고

K:언론 이용하고 사람 이용하고

J:남편의 호소 방송 있잖아요. 그거 보자마자 에이미 표정 싹 바뀌고. 그전에도 갑부 남자가 갑자기 들어오니까 에이미가 놀라는 거 보고 음....떠나겠네 싶었거든요. 근데 도대체 어떻게 저길 떠날까 수단이 궁금했는데

(....)

J:제 트친분이 이거 소설 영화 다 인생작인데 에이미 부모님이 에이미로 책 내고 그러는 거 싫어했는데 에이미 본인이 나중엔 대중을 자기 입맛대로 조종하고 여론몰이를 이용하고 그렇게 싫어하던 수단을 통해서 자기가 행복을 얻은 게 넌센스라고 트친님이 말한 게 인상 깊었어요. 결국 부모가 바라던 어메이징 에이미가 됐다고.

S:하지만 착하고 상냥한 에이미는 아니죠

L:저는 에이미가 어릴 때부터 어메이징 에이미의 이상적인 본인과 현실의 본인 사이에서 굉장히 힘들어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 어메이징 에이미였던 자신을 굉장히 좋아했다고 보거든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믿어줄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있어 보였어요. 그래서 자신의 완벽한 계획에도 그 여자가 싫어하니까 한다는 게 마운틴듀에 침 뱉기

J:맞아. 나르시즘도 좀 있지 않나요.

L:뉴스 같이 보면서 "그래도 어메이징 에이미인데요?! 다들 좋아하지 않나요?"

아가씨! 여기서 그런 말 하면 큰일나!

K:저는 처음에 보고 결혼생활에 소홀한 남편 너무해 하고 에이미편 들었는데 뒤로 가면 갈수록 남편이 잘못하긴 했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정말 이렇게까지? 라고 생각의 흐름이 바뀌게 되더라고요.

S:좀 너무하긴 했어요. 그냥 이혼하면 되잖아

J:전 그럴 만하다 싶었어요. 벤 애플렉 본체도 쓰레기라서

S:아 진짜요? 갓캐스팅

K:근데 감독이 그런 생각이 들게끔 연출한 거 같아서 좀 짜증났어요. 에이미가 나쁜 여자지 하고 여동생 마음으로 같이 욕하게 하고.

L:그래서 감독 의도대로 생각하게 된 게 짜증 났어요.

K:감독이 책을 감명 깊게 보고 남자한테 이입한 거 같았다니까요. 남자가 잘못하긴 했는데 부인이 심했네 이런 의도로 찍은 게 보였어요. 불쌍하고 선량해 보이게 연출했어요. 저도 감화될 뻔했다고요. 근데 여동생 맘으로 같이 화난 게 숨겨진 내연녀 나오고 그럴 땐 진심 화나더라고요. 아니 부인이 실종되었는데 학생이랑 바람을?

L:틴에이저 여친 뭐야....진짜 화남

K:심지어 동생 사는 집으로 불러?

S:여동생은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하는데

K:불리한 짓은 다 하고 있어요

J:그래서 저는 감옥살이보다 더 한 지옥을 안겨주는 결말 너무 맘에 들었음

K:저런 오빠 있으면 속 터져서 죽어요. 사실 처음엔 여동생도 별로였거든요. 뒤에서 같이 노닥거리면서 부인이나 까고. 근데 의리파더라고요. 오빠 정말 개차반이지만 그래도 믿어주는구나.      

(......)

J:딴 얘기지만 형사 좀 불쌍했어요. 여자 형사요

S:진짜 일 잘하는 분이었는데

J:에이미한테 휘둘려서 무능 됐어

L:병원에서 둘이 기 싸움하는 장면 좋았어요. 둘다 눈빛이....

J:동네 임산부 친구가 에이미 변호해주잖아요. 근데 에이미 실체 밝혀지고 그 임산부 띨띨이라고 나오면서 이렇게까지 하는구나 지능범은....띨띨이는 아무것도 모를 것이기에 내가 사라지면 내 말만 척 믿고 나를 변호하겠거니~ 그것도 좋았어요. 망치로 광대 찧어버리고 가정폭력에서 도망쳐 나온 아내1 아닌 척하는 거. 저 재능으로 뭘 하면 좋을까.

K:이미지 파는 데는 선수예요. 그것도 집안내력 같고. 엄마 아빠가 이미 그 분야 탑이라서. 괜히 똑똑한 게 아니고 대중의 마음을 너무 잘 알아요. 어떤 게 더 자극적이고 감성에 호소할 수 있는지 잘 아는 사람. 어메이징 에이미 내용도 사실 아닌 부분들 많잖아요.

L:근데 자기를 학대해가면서 그걸 아무렇지 않게 행동한다는 게 무서웠어요.

K:제가 남자 입장에서면 내 아내도 저런 미친놈이면 어쩌지 완벽하게 속이고 결혼하면 모르잖아 한 번쯤 생각하게 될 것 같았어요

J:왜 남자 입장에 이입해요ㅠㅠㅋㅋㅋ전 저거 보고 오 나중에 이용해 먹어야지 했는데

L:안돼요 미디어의 악영향이다

K:여자입장에서는 저럴 거면 왜 결혼하지? 생각밖에 안 들어서

J:상대가 완벽한 내 이상형이니까 그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싶은 거죠

K:굳이? 굳이? 저렇게 돈과 희생과 노력을 하면서까지 쟤를 거둬야 할 필요가? 그 노력과 재능이면 다른 걸 할래요.

J:나한테 설설 기는 남자 좋지 않아요? 내 말 한마디에 오들오들 떠는 애

L:근데 꼭 기어오르려고 해서 싫어요. 망치로 혼내줘야 해 오 갑자기 에이미 이해감

(오맙소사 L님)

K:아 너무 싫어요 그냥 노예 들이지 왜...그런 의미에서 에이미는 정말 사이코예요

J:노예 만들었잖아요?

S:설설 기는 것도 알아서 해야지 하나하나 다 안 시키면 똑바로 하지도 못하잖아요. 가성비도 별로인데 멍청하기까지 해

(....)

K:아무렇지도 않게 피 뒤집어쓰고 집으로 찾아온 마지막 장면에 도청장치 있으면 안 된다고 다 벗고선 말하잖아요. 와서 아무렇지도 않게 피 씻는 거 너무 자연스러워서

S:걍 진짜 뭐 주스 묻은 사람 마냥

K:저 여자가 이상한 건지 내가 이상한 건지 헷갈릴 정도였어요. 모기 한 마리 죽인 것만큼의 타격도 없어 보였어요.

L:자기를 위해서 그 남자를 죽인 거잖아~ 가스라이팅까지

J:섹스하다가 목 긋잖아요. 처음엔 장난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피가 쏟아져서 흐미....전 자기 손목을 긋고 그걸로 협박하는 거 생각했거든요? 근데 에이미는 내 상상을 초월한 소시오패스였던 거야

K:전 그래도 이 여자가 자해는 해도 살인은 안 할 거 같았는데 목 긋는 순간 아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L:와인병으로 상처 내는 것도 강간 흔적 만들려는 건지

J:그럴걸요

L:치밀해서 놀랐어요. 근데 그 부자 집에 씨씨티비 다 녹화되어있는데 그게 되나?

J:그게 입구 근처만 그런 거 아니에요? 창문이나

K:씨씨티비 다 돌려본 게 사각지대 찾으려고 한 거 아닐까요.

J:그것도 있잖아요. 섹스하기 전에 암막 커튼 같은 거 치더라고요. 어디까지 계산한 건지 아무튼 똑똑한 또라이가 이렇게 무섭다. 근데 진짜 똑똑한 사람은 일부러 평범한 사람인 척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그래야 눈에 안 띄고 적절한 타이밍에 이용해 먹을 수 있으니까. 아 하버드대 심리학과 나왔댔나?

L:맞아맞아 내 주변에 있다 생각하면 무서워

J:진짜 어메이징 에이미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람이 가장 큰 보물인 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