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바꿨던 2025년을 마무리하며
오늘은 특히나 나에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은 날이다.
가고 싶던 두 회사에서 서류 합격 소식을 들었는데, 그중 하나는 그저께 인터뷰를 봤고, 아쉽게도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다. 회사도, 직무도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꼭 가고 싶었는데. 불합격 소식을 듣고 유난히 슬펐다. 마치 가슴 아픈 짝사랑을 경험하는 것 같았달까. 요 며칠간 설레는 마음으로 재밌게 준비했는데 그래서 더더욱 슬프다.
하지만 이겨내고 이뤄낼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그리고 늘 잘 이겨내는 나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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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 해 동안 참 고생 많았어. 늘 변화가 많았지만 이번 년도에는 유난히 변화가 컸다. 그치? 그 와중에 잘 적응하고 잘 살아낸 네가 기특해.
일단 나라를 바꾼 것만으로도 절대 잊을 수 없는 2025년이 될 것 같아.
올 초 밴쿠버를 여행으로 왔을 때만 해도 사전 답사 명목이었지만 이렇게까지 빨리 올 줄은 몰랐지. 주변에 감사한 분들 덕분에 이렇게 빨리 잘 결정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올해가 가기 전에 그분들께 진심을 담아 감사함을 표현해 보자. 여행 막바지에 여길 다시 올 일이 있을까? 왠지 다시 올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진짜로 왔어.
잘 다니던 회사를 1년 만에 과감히 퇴사하고, 가족 친구들에게 이민 간다고 이야기하던 때가 생생해. 가서 잘 적응하라고 마음을 담은 선물과 적지 않은 돈, 그리고 그들의 포옹이 참 감사했지. 생일도 아닌데 내 존재에 대한 소중함, 주변의 따스운 애정을 온몸으로 받았던 것 같아.
그리고 8월, 엄청 큰 캐리어 두 개를 짊어지고 혹시나 비자 거절되지 않을지 서류를 또 검토하고 검토하며 긴장 속에 비행기에 올라탔던 날도 생생해. 그렇게 밴쿠버에 도착하고, 전화번호와 신분증을 만들고, 이런저런 인연들도 많이 만났지. 비록 100군데가 넘는 회사에서 거절을 당하기도 했지만 그 속에서 영어나 개발적인 측면에서도 꽤 늘었다면 는 것 같아. 아직 더 노력해야 하지만 그래도 애썼다.
지금은 조금 후회되는 구석이 있더라도, 그때 너는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을 거야.
너 원래 후회 잘 안 하잖아. 그래, 지금처럼 후회와 걱정보단 현재에 충실해보자.
2026년은 원하는 모든 걸 이뤄내는 한 해가 되기를.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나 자신에게 떳떳할 수 있게 항상 최선을 다하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더 따뜻하고 배려하는 마음의 여유를 한편에 만들어 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