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시스템 셧다운: 어느 날 개발자가 멈췄다

코드의 버그는 고쳤지만, 내 안의 에러 메시지는 무시했던 대가

by 누워 사는 개발자

1. 겉으로는 정상 작동 중이었던 시스템


2019년에 커리어를 시작해 어느덧 7년 차 iOS 개발자가 되었습니다. 한 팀을 이끄는 개발 리드로 일하며, 화면 위의 버튼 하나, 애니메이션 한 줄까지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밖에서 보기에 제 시스템은 늘 '정상 작동' 중이었고, 높은 성과라는 결과물을 꾸준히 배포하고 있었습니다.



2. 무시했던 에러 로그와 Fatal Error


하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사실 저는 2022년부터 매일 정신과 약으로 '버티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프로젝트의 버그는 밤을 새워서라도 잡아냈지만, 정작 제 마음이 보내는 에러 메시지는 '중요도 낮음'으로 분류해 주석 처리해버렸습니다. 결국 2026년 2월, 시스템은 견디지 못하고 강제로 셧다운되었습니다. 동네 병원에서는 더 큰 병원으로 가라는 권유를 했고, 저는 결국 폐쇄병동에 입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3. 다시 로그온, 시스템 재건의 기록


병가를 마치고 2026년 2월 19일, 저는 다시 현업으로 복귀했습니다. 맥북도 핸드폰도 없던 병동에서의 시간은 역설적이게도 제 인생의 소스코드를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보게 해주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전과는 다른 코드를 짜려 합니다. 단순히 성능이 좋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쉽게 무너지지 않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곳에 남기는 글들은 완벽한 코드가 아닌, 투박한 회복의 흔적입니다. 제 안의 '레거시 코드'를 마주하고 수정해 나가는 이 기록이, 오늘도 자신을 몰아세우며 시스템 과부하를 견디고 있을 수많은 동료에게 단단한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