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으로 짓는 다래끼와 종이 위로 나눈 온기

폐쇄병동의 차가운 철문 안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들

by 누워 사는 개발자

매일 울던 언니로 기억되는 나


입원 첫날, 이불을 둘러쓰고 하루 종일 울었다. 내가 왜 이렇게 됐을까. iOS 리드 개발자로서 쌓아온 성과도, 책임감도 전부 무용지물이 된 것 같아 그저 서러웠다. 앞 침상의 친구는 내가 마음껏 울 수 있도록 일부러 말을 걸지 않았다. "원래 첫날엔 다 우는 거야." 담담하게 건네온 그 위로는 무너진 내 마음의 첫 번째 지지대가 되었다.


매일 운 탓에 눈에는 다래끼까지 났지만, 그 눈물은 내 안에 쌓인 독소를 배출하는 과정이었다.




꼬맹이와 나눈 편지 한 통


옆 침상에는 엄마와 꼭 붙어 다니는 어린 꼬맹이가 있었다. 아이는 시끄러웠고 나는 많이 울었지만, 맑은 웃음소리가 병동의 적막을 깰 때마다 묘한 생경함을 느꼈다. 아이를 차근히 달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내 안의 결핍을 마주하기도 했지만, 그 아이의 밝음이 때 묻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다.


서툰 글씨로 아이에게 편지를 썼다. 아이 엄마에게도 "참 좋은 엄마라는 자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다"는 진심을 담아 종이를 건넸다.


차가운 병동 복도에서 나눈 그 온기는, 내가 다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낫게 되면 같이 운동해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겠다며 울 때, 간호사는 내 손에 시원한 얼음물을 쥐어주며 나를 현실로 붙잡아 주었다. 평소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던 나는, 운동을 해도 아무런 성취감이나 개운함이 느껴지지 않는 상태가 서러워 울고 있었다. 간호사는 나에게 한 가지 약속을 건넸다.


"나중에 낫게 되면 꼭 같이 운동해요."


그 약속은 죽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던 내 머릿속에 '미래'라는 단어를 심어주었다.


폐쇄병동은 단절의 공간이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곳에서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가장 원초적인 따뜻함을 다시 배웠다.


이전 04화맥북 없는 일주일: 폐쇄병동 입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