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에필로그] ver 1.0 종료

브런치를 시작하자마자 매일 연재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by 누워 사는 개발자

이 앞의 기록들을 'ver 1.0'이라 칭하고자 한다. 여기에는 병가로 휴직을 결정하고 정신병동에 입원했던 과정, 쉬면서 분석한 나의 불안들, 그리고 다시 업무에 복직하기까지의 여정을 담았다.


사실 마지막 3편인 "복직 후 제가 달라졌다고요?", "리드가 아니게 되었다", "또 지워졌다/기묘한 밤의 이야기"는 본래 ver 1.0의 계획에 없던 내용이다. 하지만 복직 후 회사 생활을 하며 자연스럽게 덧붙여졌고, 이 모든 변화는 불과 한 달 사이에 일어났다. 글을 쓰는 동안에도 참으로 스펙터클한 사회를 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모든 것이 급변하는 탓에, 사람들은 그 속도에 맞추려다 고유의 리듬을 잃어버리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다.


이 모든 과정을 겪으며 나는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어지는 'ver 2.0'에서는 매일 에너지를 보존하며 살아가는 과정과, 이전 버전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내면의 이야기들을 다룰 예정이다.


눈치챈 분들도 있겠지만, 나는 꽤 실행력이 넘치는 사람이다. MBTI로 표현하자면 'P' 그 자체인 인간이라 할 수 있다. 이 실행력 덕분에 인생에서 얻은 기회도 많았지만, 반대로 약간 무리하게 되는 일까지 덜컥 벌이게 되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성향이 번아웃으로 이어졌던 것 같다.

이번에도 나의 '가보자고' 자아가 저지른 일이 있다. 바로 '매일 연재'다. 처음에는 주말만큼은 온전히 쉬고 싶어 평일 연재(월~금)로 시작했다. 그런데 매일 글을 쓰다 보니 그 과정이 무척 즐거웠고, '매일 연재도 가능하겠는데?'라는 생각에 덜컥 일정을 바꾸고 말았다. 브런치 시스템상 연재 요일을 변경하면 한 달 뒤에나 다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말이다.

내 브런치북의 현재 연재 시스템

그 후부터 다시 설정을 바꿀 수 있는 4월 4일 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혹여 글감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 ㅎㅎ...

그야말로 자업자득이다.


하지만 매일 글을 쓰는 행위 자체는 여전히 즐겁다. 4월 4일까지 지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연재를 이어가기 위해, 에너지가 가장 온전한 시간인 새벽에 글을 쓰고 있다.

혹시나 글감이 떨어져도 나를 너무 몰아세우지 않고, 연재 종료를 하려고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불안하고 빠르게 변화한다. 그 안에서 나는 아픈 상태로 복직하여 매일 에너지를 소진하며 지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속도에 맞춰 하루하루를 덤덤히 살아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독자들이 남겨주는 반응과 코멘트는 언제나 큰 힘이 된다. 내 경험을 솔직하게 담아낸 이 에세이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여러분 각자의 '숨'과 리듬을 지켜내는 데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핀을 고쳐 신는 중이지만 왜인지 멋지게 나온 사진으로 마무리합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고쳐나가며 내 '숨'의 리듬으로 살아나갈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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