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프로젝트

나침반을 든 '누워 사는 개발자'의 새로운 시작

by 누워 사는 개발자

목표가 아닌 방향을 향한 나침반


현재에 머무는 것은 중요하지만, 미래에 대한 설계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미래 설계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인생이 흘러가게 해주는 힘이 된다. 설령 계획대로 잘 되지 않는다고 해서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미래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의 진정한 의의는 반드시 이루어야 할 ‘목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까워지고자 하는 가치에 닿기 위한 ‘나침반’을 갖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마음의 씨앗을 심다, 'Blooming Seed'


일상의 루틴이 어느 정도 정착되었을 때, 나는 TODO 앱의 카테고리에 ‘미래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추가했다. 그 첫 번째 여정은 ‘Blooming Cat’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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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는 우울, 불안, ADHD 등으로 인해 남들에겐 쉬운 일상이 거대한 벽처럼 느껴지는 이들, 그리고 딱딱한 생산성 도구에 지치고 상처받은 이들을 위해 시작되었다.


Blooming Cat의 목표는 명확하다. 바로 '나를 구하는 앱'을 만드는 것이다. 할 일을 해내지 못했다는 자책의 채찍질 대신,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부드러운 개입을 지향한다. 루틴의 달인인 고양이와 함께 아주 작은 성취감부터 다시 맛보며, 멈춰있던 일상에 다시 평온한 삶의 꽃을 피워내는 씨앗이 되고자 한다.


그리고 지난주, 이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인 ‘Blooming Seed’의 iOS MVP(최소 기능 제품)를 완성했다.

주변에 피드백을 구했을 때 가장 먼저 돌아온 반응은 “Android 유저인데 써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아직 Android 환경까지 고려할 정도로 고도화된 단계는 아니었기에, 우선 웹으로 배포하여 접점을 넓히기로 했다. 그리고 브런치북의 마지막 화가 발행되는 오늘, ‘Blooming Seed - Web’이 세상에 나왔다. 이제 이 서비스는 플랫폼의 경계를 넘어 누군가의 마음을 돌보는 도구로 확장해 나갈 것이다.


'리드'에서 '누워 사는 개발자'로

그동안 나는 ‘마음의 버그를 고치는 iOS 리드’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해 왔다. 이 브런치북을 따라온 독자들은 알겠지만, 조직의 변화로 나는 이제 리드가 아니며, 나의 첫 프로덕트 또한 iOS 앱에만 머물지 않는다. 더 이상 예전의 닉네임이 나를 대표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나는 어떤 개발자인가.

브런치 핸들네임인 ‘@dev-on-leave’처럼 개발의 틀에서 벗어나 삶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지만, 결국 나는 개발자였다.

앞으로도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다만, 개발에 너무 매몰되어 정신건강을 해치고 싶지는 않다. 문득 예전에 만든 짤 하나가 떠올랐다. 누워 있는 할머니의 모습에 맥북을 합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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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누워서 시름시름 앓으면서도 코드를 들여다보는 나의 자화상이다. 본격적으로 ‘바이브 코딩’을 시작하며 키보드를 치는 비중이 줄어든 지금, 나는 그 모습에 더욱 가까워졌다.

그리하여 나의 새로운 닉네임을 ‘누워 사는 개발자’로 정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적당히 개발하며


이제는 적당히 개발하고, 대신 삶의 가치들에 대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아가려 한다. 나의 장래희망은 프리다이빙 강사 겸 프리랜서 개발자이며, 인생의 최종 목표는 평온한 자연사다.

그동안 나의 기록을 함께해 준 독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닉네임은 바뀌었지만, 나만의 속도로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가겠다는 진심은 여전하다. 조만간 새로운 브런치북으로 다시 찾아올 것을 약속한다.


-누워 사는 개발자(구 마음의 버그를 고치는 iOS 리드) 올림-




Blooming Seed - Web은 아래 링크에서 테스트 가능합니다.

https://blooming-seed-web.vercel.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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