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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뎁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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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뎁씨 Dec 14. 2022

눈 모양을 지으며 넌


또 그런다 또

왜 내 눈을 잠깐 보고는

수줍어하지도 않으면서

서두르기만 하는 눈으로 또


눈을 보러 가자고 했더니

뭐하러

눈이 어차피 녹을 거라던 얘기

그래요

다음에 라는 말을 할 수 없게

겁을 주는 하얀 웃음

여백이 너무 남아서

오히려 그쪽이 여백이고

그래 그래 떨어지는 눈이 어떤 소용이야

너 말이 다 맞아

그런데 그냥

그냥은 아니고

실수로는 할 수 없는 것들

그런 것 들

술 먹고 실수할 수도 있다고 치지 않는

실수가 아고 싶은

사실은 눈을 보러 가자는 말

어디서 듣고 배운 말이긴 한데

처음 입김을 보고

사라지는 것을 보고

내가 배운 입김은 보자마자 사라졌으니

입김은 모른 척해주는 것으로 약속된 게 맞죠?

손은

손목은

그것들도 그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몹시 쌓이 눈 뭉치

손으로 뭉쳐준 거도 아니므로

그건 또 뭉치라고 부르지도 않지

누구의 집 앞도 아닌

정류장

스치기만 하라고 정류장

손 없 배웅

닫은 입

그래 어울린다

흐트러지는 하얌닮은 눈 모양을 지으며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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