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그런다 또
왜 내 눈을 잠깐 보고는
수줍어하지도 않으면서
서두르기만 하는 눈으로 또
눈을 보러 가자고 했더니
뭐하러
눈이 어차피 녹을 거라던 얘기
그래요
다음에 라는 말을 할 수 없게
겁을 주는 하얀 웃음
여백이 너무 남아서
오히려 그쪽이 여백이고
그래 그래 떨어지는 눈이 어떤 소용이야
너 말이 다 맞아
그런데 그냥
그냥은 아니고
실수로는 할 수 없는 것들
그런 것 들
술 먹고 실수할 수도 있다고 치지 않는
실수가 아니고 싶은데 난
사실은 눈을 보러 가자는 말도
어디서 듣고 배운 말이긴 한데
처음 입김을 보고
사라지는 것을 보고
내가 배운 입김은 보자마자 사라졌으니
입김은 모른 척해주는 것으로 약속된 게 맞죠?
손은
손목은
그것들도 그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몹시 쌓이는 눈 뭉치
손으로 뭉쳐준 거도 아니므로
그건 또 뭉치라고 부르지도 않지
누구의 집 앞도 아닌
정류장
스치기만 하라고 정류장
손 없는 배웅
닫은 입
그래 어울린다
흐트러지는 하얌을 닮은 눈 모양을 지으며 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