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가책을 가지고 하는 일과
가지지 않고 하는 일
나에게 무엇을 가져다 주려고
66.
여전한 젊음과
여전한 착취
세상 모르게 맑다
67.
이용해도 좋다는 말을
멋지게 해보았는데
68.
당신이 검색이 안되어
오타만 나고
전화는 못했고
두고두고 사라졌어
69.
짧은 시간에 흔적이 남는게
무슨 의미인지
왜 그러는지
70.
너는 뭐를 잃어야 그제야 울거라니
울리고 싶단듯이
71.
항상 더딘 것들이
촉박하게 한다
느리게 지던 꽃잎과
빠르게 멀어지던 마음과
계절은 매년 다시 오는게 분명한데도
다시 못볼것처럼
72.
나를 고민한다는건
내가 아니라는건데
73.
내가 그렇다면 그런거라고
믿지도 않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던건
긍정과 이별이 공존하길래 납득한거니
74.
갈대밭을 흔들고 싶지만
내가 성심껏 흔들수 있었던건
한줄기 뿐
나의 흔들림만으로는 떠나보낼수가 없고
75.
약속한다 라는 소리를
따라 내어보고 싶었던 것인데
76.
77.
지방소멸
버려진 청년 체육관
낡은 지붕이 꽤 크던데
지방소멸이라니 너희가 버린거잖아
풀을 뜯어먹어서라도 지켰어야지
도시에서 돈좀 준다고 쪼르르 도망갔으면서
이제와서
변절자들
헐레벌떡가놓고는
78.
코로나 조심하세요
겨우 이말이나 해야하는
어색함
듣는이도
말하는 이도
너무 의미 없는 말
다시는 못할말이라면
기억에 남는 말이라도
해보기나 할걸
79.
술은 공기와 닿으면 부드러워 집니다
에어링이라고 하는데
알코올이 공기와 접촉하여 증발하며
부드러움이 생긴다고
누가 또 그러던데
알콜이 나라가니까 손해 아닌가요
80.
선풍기는
최면을 거는 것 같다
81.
택배로 홍차를 주문했더니
어디서 선물로 도착하던 또 다른 홍차들
선물은 항상 뒷북이어서
다시 못볼 곳으로 떠나면 그제서 오겠니
82.
기다림은 왜 항상
사람을 확신하게 만드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