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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호주를 가게 되었는가

문과생에서 호주 영주권을 취득한 개발자가 되기까지

by 이밥

어릴 적부터 나는 수학과 과학을 정말 싫어했다.


더하고 빼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보다는 늘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하고 감성적으로 사는 편이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모두 이과를 선택했을 때도, 나는 혼자 당당히 문과를 선택했다.


문과를 선택하면서 수학과 과학에서 벗어날 줄 알았지만, 간과했던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수능이었다. 수능에서 수학은 중요한 과목이었고, 내가 하기 싫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결국, 점점 공부에 흥미를 잃었고,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며 밤늦게까지 놀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놀던 친구 중 한 명이 말했다.


"나, 일본으로 유학 간다."


그 당시 ‘유학’, ‘일본’이라는 단어는 내게 굉장히 멋지게 들렸다. 마치 돌파구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였을까? 어린 마음에 나도 친구들에게 "나도 유학 가!"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정작 내가 정말 유학을 가고 싶은지, 왜 가고 싶은지조차 제대로 생각하지 못한 채 말이다.


그렇게 나는 '유학'이라는 단어에 꽂혀 몇 날 며칠을 부모님께 유학을 보내 달라고 졸랐다.


처음에 부모님은 그저 내가 잠깐 바람이 들어 그런 거라고 생각하셨다. 하지만 내가 오랫동안 끈질기게 졸라대자, 부모님은 무턱대고 유학을 가는 대신 여행 삼아 한 번 다녀오라는 결론을 내리셨다.


그렇게 2010년 말, 나는 처음으로 호주 땅을 밟았고, 그렇게 호주와의 길고 긴 인연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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