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온기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싶던 어느 날
하루 하루 기대가 되는 대신, 다음 날이 걱정이 되는 일요일 아침.
차를 끌고 거리를 나섰다.
이른 아침, 아무도 나를 방해하지 않는 고요한 순간.
나는 숲 속으로 향한다.
이제는 네비를 보지 않아도 운전이 수월할 정도로 익숙해진 거리.
고기리 초입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오니 스쳐 지나가곤 하던 옛날 오랜 건물 하나가 보였다.
하얀색 페인트가 부분 부분 벗겨진 낡은 집, 그 곳의 문은 열려 있었다.
이제 영업을 시작하는 걸까.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아 어쩐담 고민을 했지만 호기심을 멈출 수는 없었다.
아 짙은 원목 가구들과 켜켜이 쌓인 책들이 나를 반긴다.
난로에서 살포시 묻어나는 기름 냄새 그리고 책에 살포시 쌓인 먼지 냄새가 섞여 따뜻한 겨울이 피어오르는 곳이었다.
'흠, 운명이군!'
호기심의 발걸음을 딛어, 조용히 아주 조심히 '계세요?'라고 물었다.
이제 영업 준비 중이라며 죄송하다는 대답에 괜찮다고 부디 천천히 하셔도 된다고 웃으며 말을 건냈다.
귀여운 삼색 고양이는 '애-옹'이라 울으며 나를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봤다.
이 고양이는 키우는 고양이 아니라고 말을 덧붙인다.
"고양이는 다 귀여워요! 저는 저의 시간을 즐기고 있을테니 부디 천천히 하세요!"
진심이었다. 아무도 없는 이 곳에 따뜻한 온기가 돌 때까지, 아니 어쩌면 타인의 온기가 돌지 않았으면 했다. 나만의 온기로 온전이 이 공간이 가득차길 바랄 정도로 오랜 만에 느끼는 설렘이었다.
어디에 앉아 시간을 보내볼까, 나는 벽난로 척(?)을 하는 벽난로 앞 포근한 의자에 앉았다.
일을 하려고 왔지만 오늘은 딱딱한 의자 대신 포근한 의자에 앉아 위로받는 게 먼저.
지쳐있던 머리가 한 결 맑아진다.
'흐-음, 여전히 나는 시골 마을의 작은 서점이 하고 싶은걸까.'
피어오르는 재즈 음악에 눈을 감는다. 저녁에 와인 한-잔 아니 한-잔으로는 부족해 한 병 가득 입에 머금으면 좋으련만! 금주 선언을 무색하게 만든다.
'이른 아침 부터 술 생각이라니! 신년부터 반성해!!'
마음 속에 두명의 자아가 다시 투닥투닥 다투기 시작한다. 또 시작했군, 그래!
책장에 쌓여있는 책들을 보며, 내 첫 책의 이름은 뭘로 해야할까. 고민을 해본다.
'책 제목 고민하기 전에 초고 부터 완성하자..!'
생각과 반성을 수없이 오갈 때 쯤,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나왔다.
조명 아래에서 피어오르는 따뜻한 김을 보고 있자니 느껴지지 않던 시간의 흐름이 눈에 가득 차는 듯 하다.
'아- 행복해!'
겨울 이른 아침, 나는 홀로 조용한 북카페에 앉아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참 좋아한다.
그리고 꼭 언젠가 나도 북카페를 열고야 말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