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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vil May 21. 2016

Salzburg#01



여기에서처럼 빼어나게 아름다운 자연을

대해 본 적이 있었던가...


뮌헨[München]행 마지막 열차를 기다리며..  알프스의 신기루가 보이는 짤츠부르크 역[Salzburg Hauptbahnhof]에서...



알프스는 늘 동경의 대상이었다. 유년시절, 어느 엽서에서 보았던 병풍처럼 펼쳐진 산등성이에 놓인 동화 속 마을 같은 묵가적인 목재 집들과, 띄엄띄엄 떨어져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던 양들, 그리고 이 모든 풍경을 파란, 아주 파란색으로 품고 있는 하늘이, 마치 평생토록 볼 수 없을 것 같던 풍경이었다. 반항기에 사로잡혔던 그 질풍노도의 시기에는, 어느 영화에서 - 그래, 아마도 "사운드 오브 뮤직" 이었던 것 같다. - 들었던, 별처럼 생긴 벨벳 같이 하얀 꽃의 "에델바이스[edelweiss]"라는 오스트리아 민요가 남긴 여운에 한참을 가슴 아려 보기도 했다. 지성인으로 불리던 때에도 알프스는 여전히 이상향에 대한 동경으로 늘 나의 곁을 떠난 적이 없었고, 먼 타지로 떠나는 날까지도 알프스라는 이름은 그렇게 그리움의 대상으로 함께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동경에 맞이하던 알프스에 올랐다. 그 후로도 틈만 나면 알프스로 오르는 일이 잦았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오르는 알프스는, 더 이상 유년시절 보았던 엽서의 한 장면도 아니고, 가슴 저리게 했던 순수함도 아닌, 삶을 인도하는 현자[賢者]의 신기루로 나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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