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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vil May 07. 2016

London#01

유럽은 연인들의 성지이다.


어떤 것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그것을 아름답게 생각하는 상대가 있기 때문이다.

런던 하노버 스퀘어[Lodon Hanover Square]


걷다 지쳐 잠시 머문 곳. 런던 하노버 스퀘어[Lodon Hanover Square]. 아직은 3월이라 형형 색색의 풀과 꽃들 대신 잔디 위에는 사람의 흔적만 간간히 있었다. 런던 도심 곳곳에는 그 크기에 관계없이 스퀘어라 불리는 공원이 꽤 있고, 그곳에 놓인 오래된 나무 벤치에는 그 수만큼 갖가지 사연을 지니고 있다. 마치 묘지의 묘비처럼...

어떤 벤치에는 기증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거나, 사랑하는 연인들이 자신들의 사랑을 영원히 남기기 위해, 오른쪽은 나의 자리, 왼쪽은 너의 자리... 이렇게 그들의 이름이 남겨져 있다. 혹은 벤치를 기증한 단체나 회사, 공공기관 등의 이름이 새겨 있는데, 얼마나 많은 이들의 자리가 되어 주었을까? 이름들이 새겨진 자국에는 반질 반질 윤이 났다. 그 벤치에는 그렇게 그들의 삶이 얹혀 있다.

혼자여도 혼자가 아니다. 벤치에 앉는 순간 나와 보이지 않는 이와의 신뢰와 안전함에 의해 그 분위기는 특정 지워진다. 밤에 등불을 등 뒤로 들고 가는 사람은 본인에게는 소용이 없으나, 뒤따라 가는 사람을 위해 길을 비쳐 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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