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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SJ Jul 29. 2020

여전히 잘 먹고사는 스페인 일상

미식의 도시에 와도, 나는 집밥을 먹는다


미식의 도시 산세바스티안에 왔지만 나는 여전히 집에서 밥을 해 먹는다. 맛있는 핀초(가볍게 먹기 좋은 간단한 음식을 뜻하며, 바게트 위에 재료가 올리는 스타일의 핀초가 대표적이다)를 3유로 내외의 가격으로 먹을 수 있지만, 나는 밥(쌀)이 좋으니깐. 그래도 이 도시에 온 지 아직 얼마 안 된 터라 거리를 구경하면서 가끔 핀초를 사 먹기도 했다


2019년의 7월, 잘 먹고 다닌 이야기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김밥이다. 어느 날 M군이 김밥 먹으러 오라며 초대를 하니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마실거리를 사서 찾아갔다. 이 얼마 만에 마음껏 먹는 김밥이람! 간간히 집에서 김밥을 만들어 먹긴 했지만, 역시 남이 해 주는 밥이 맛있다






푸엣(Fuet)은 돼지고기로 만든 햄 종류인데 건조된 햄이므로 이대로 썰어서 먹으면 된다. 하몽, 쵸리죠에 비해 한국에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짠맛도 덜하고 조금 더 고소한 느낌이라 한 번씩 사 먹는다. 이 날은 점심을 너무 많이 먹어서 저녁은 푸엣을 곁들여 맥주 한 캔 마시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떡볶이를 싫어하는 한국 사람이 있을까. (있겠지) 떡만 구하면 그 뒤는 심플하고 맛도 좋은 떡볶이는 거의 정기적으로 만들어 먹다시피 한 음식이다. 1년이 넘은 지금도 양을 잘 못 맞춰서 늘 과식을 하게 된다






딱히 입맛도 없고 요리도 귀찮을 때는 간장 참기름 국수를 만들어 먹는다. 만약 집에 김치가 남아 있다면..... 최고다






국수도, 라면도, 냉면도 좋아하지만 ‘비빔라면’은 썩 선호도가 높지 않았다. 여름이면 늘 비빔라면이 당긴다는 S의 말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가 그가 만든 비빔라면을 먹어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국물라면이든 비빔라면이든 그냥 평범하게 먹지 않는 S는 요리사이다





봄여름은 가을 겨울 내 찐 살을 관리하는 시즌이다. 참지 못하고 점심을 한가득 먹은 날이면 저녁에는 반성을 하면서 밥을 반 그릇을 먹곤 한다. (나는 워낙 탄수화물을 좋아하는 지라 탄수화물 양을 줄이는 게 관건이다) 이 날도 꼭 그런 날이었다. 밥이건 감자건 탄수화물은 그릇에서 배제해버렸다






친구 결혼식 때문에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갔던 나날은 참 위장이 호식했다. 산세바스티안에는 괜찮은 중식당 하나도 찾기 어려운 데 반해 수도나 큰 도시에는 다양한 아시안 식당은 물론 한인 슈퍼까지 있으니 말이다. 잠시 고삐를 풀고 신나서 음식을 먹었다. 그중 1등은 단연 감자탕이다






그의 생일이 있는 7월은 1년에 한 번, 케이크를 만드는 때이기도 하다. 평생 오븐을 써 본 적이 없는터라 아직도 오븐은 써볼 생각을 못하고 있다. 작년 이맘때에는 밥솥으로 (무척 건강한 맛의) 고구마 케이크를, 올해는 핫케이크를 얇게 부쳐 크레이프 케이크를 만들었다






하루는 소시에닷(sociedad)에 초대되어 해산물을 정말 실컷 먹었다. 스페인 북부의 중요한 문화인 소시에닷에 대해서는 곧 별도 글로 소개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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