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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SJ Mar 10. 2019

봄 날씨를 넘어 초여름으로, 스페인 발렌시아

지난 2월의 어느 날. 낮 기온이 28도까지 올라갔다



발렌시아에서의 일상은 여전히 평화롭다. 게다가 미세먼지가 뿌옇지 않은 파란 하늘을 매일 볼 수 있다는 것. 겨울이 싫어질 정도로 춥지 않은 겨울나기를 보낸다는 것은 더없이 이 곳에서의 생활이 충만하도록 만들어줬다


감정적으로 다소 힘들었던 1월을 지나, 2월은 즐거운 일이 가득한 한 달이었다


구정 연휴를 끼고 연이어 친구들이 스페인에 놀러 오면서 오랜만에 잔뜩 한국어로 수다를 떨며 그들과의 시간을 즐겼다. 덕분에 오랜만에 간 바르셀로나도 반가웠다. 시시각각 도둑을 경계하느라 신경을 써서 피곤하긴 했지만 숙소에 돌아와서 친구들과 먹는 비빔국수, 짜파게티, 라면의 향연은 스페인 음식 그 무엇보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줬다






1년간의 스페인 어학연수가 길게 보면 꽤 길거라 생각했었는데 어느덧 3개월 채 남지 않았다. 내 지난 행적과 지금, 앞으로 어떻게 할지 자꾸 생각만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긍정적인 생각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썩 많이 들지만 말이다


30대 중반이 되어 잘 다니던 직장을 내려놓고 제로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 곳에 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거나 불안한 생각이 있진 않았었다. 그러기에는 나는 너무 오래전부터 스페인에서의 삶을 꿈꿔왔으니 말이다. 되려 지금이 더 불안하고 걱정이 많다면 많을 것이다


그래도 누군가가 나와 같은 고민과 걱정을 가지고 있다면 난 적극적으로 그를 응원해줄 것이다. 나는 이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분명 당신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그래도 남아있는 불안감을 감싸주려는 것인지, 2월의 스페인은 참 따스했다. 이미 벚꽃은 꽃을 가득 피었고 사람들은 햇살이 좋은 낮이면 잔디에 누워 빈둥거린다


어느 날에는 낮 기온이 25도, 28도까지 올라 해면에도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고 한다. 나 또한 그 날 해변에 갈까 하여 깔개를 챙겨 점심 약속 장소로 갔으나 그 점심 약속은 밤 10시까지 이어졌다






발렌시아에서 가장 큰 축제이자 스페인에서도 큰 축제로 꼽히는 라스파야스(Las Fallas) 축제가 시작됐다.


매일 오후 2시에는 시청 광장에서 마스클레타(mascletà:폭죽 행열)가 있고 각 길과 바리오(barrio:동네)마다 저마다의 니놋(ninot:축제 인형)을 만들고 축제를 즐긴다


평소에도 금, 토요일이면 새벽까지 노는 스페인 사람들이기에(저녁식사를 밤 11-12시까지 한다) 발렌시아는 지금 온 동네가 들썩들썩하다


그렇게 꽉 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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