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한 소비

소비 이후의 행동

by 개발자국

소비를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분수에 맞지 않더라도 원하는 것을 위해 돈을 모아 비싼 명품을 사는 것? 사고 싶은 게 있어도 꾹 참고 사지 않는 것? 가격과 성능 등의 가성비를 고집하며 몇십 분을 고민하고 비교해서 사는 것?



먼저, 분수에 맞지 않지만 명품을 사는 사람이 정말 본인의 마음에 들어서 샀다면 잘 한 소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마음 한 구석에 남들에게 뽐내기 위함이 있다면 나는 가감 없이 잘 못한 소비라고 할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이런 마음이 있기에 잘 못한 소비에 속한다.


사고 싶은 게 있어도 참고 돈을 아끼는 것은 물론 잘 한 '행동'이다. 하지만 소비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잘 한 '소비'는 아니다. 하고 싶은 것도 참고 하지 않는 인생은 무슨 재미로 사는가?


가성비를 고집하는 것도 잘 한 '행동'이다. 그러나 본인이 고른 것이 가성비 최고라고 생각하며 구매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더 좋은 가성비 상품을 발견한다면, 손해 본 것만 같고 이미 산 물건을 사용할 때마다 찝찝함이 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모두 잘 한 소비는 아니다.

개인적으로 잘 한 소비는 소비 이후의 행동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명품 가방을 들고 나와서 물가에 내놓은 아이 다루듯이 소중하게 다룬다면, 과연 그 사람이 멋있는가? '가방'은 명품이지만 '사람'이 명품이라고 느껴지진 않는다. 어떻게 물건을 구매했든 간에, "이 물건을 내 능력에 맞게 샀고, 언제든 또 살 수 있다"라고 느껴지는 사람이 진정한 여유와 소비의 올바른 태도라고 본다.




특히 내가 가장 이해가 안 되는 행동 중 하나는 자동차를 대하는 태도다. 사람들은 대부분 핸드폰 같은 기기를 처음 구매할 때 깔끔하게 쓰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러나 결국 소모품이기에 점점 흠집이 나기 시작하고 초심은 잃고 막 쓰기 시작한다. 그런데 자동차는 몇 년이 지나도 기스나 문콕자국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눈에 불을 켜고 그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이런 삭막함이 너무나도 모순적이기 때문에 나는 이해가 잘 안 된다. 자동차가 주인님인지 사람이 주인인지 모르겠다.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그들의 마음 대부분은 명품을 뽐내기 위해 사는 사람처럼 단순히 흠집이 나서 짜증 난 것이다.


물론 자동차는 비싸지만 웬만한 상황에서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사야 하기 때문에 인생에서 명품 그 이상으로 가장 큰 소비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자동차는 그저 이동수단일 뿐이고 하나의 소모품이다. 물론 겉보기에 이리저리 흠집 나고 박살 나있는 것보다 깔끔한 게 좋겠지만, 안 보이던 기스가 생기고 문콕자국이 보이고 작은 사고가 났다고 짜증 내는 것보다 그런 사소한 걸로 그날의 기분을 망치는 게 더 싫지 않은가?




난 과거에 명품은 절대 안 샀다. 비싼 게 이유였고 이쁜 지도 잘 몰랐다. 또한 사고 싶은 게 있어도 꾹 참았다. 원하는 것을 샀을 때의 행복함이 얼마 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고 돈을 소비하는 것은 대부분 안 좋은 행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명품이 더 이쁘다는 건 잘 모르겠지만 요즘은 명품이라도 이쁜 게 있다면 주저 없이 산다. 비슷하고 더 싼 게 있는지 둘러보는 것도 시간과 에너지가 더 소모되고 효율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나는 내 옷, 내 물건에는 명품이 단 한 개도 없다. 사실 잘 찾아보면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은 내가 그 물건이 오로지 예쁘고 내 마음에 들어서 샀을 뿐, 명품인지도 잘 모른다.



나는 돈이 많든 적든 명품을 두른 사람보다 그저 평범한 가방, 옷 등을 입고 다니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그들 대부분은 남 시선은 잘 신경 쓰지 않기에 나는 그들의 자존감을 더 높이 사기 때문이다.




명품의 가치는 어떻게 알아볼까?

"나는 명품이야"라고 뽐내기보다 '저건 명품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물건은 소유하는 것이지
소유당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