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경영. 듣기에는 거창해 보이지만, 막상 설명하려 하면 한마디로 정의하기 쉽지 않은 말이다. 학문적으로는 문화와 예술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성장시켜나가는 모든 활동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한다.
음, 난 축제전시공연도 기획하고, 문화예술교육도기획하고 운영하고, 상품도 기획하고 운영하고, 관광상품도 개발하고, 심지어 무대에도 출연한다. 그니까 실무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건 그냥 뭐하는건가 싶다. 나는 예술가인가, 교육가인가, 예술가들의 활동을 이끌어내는 기획자인가, 예술인매니지먼트인가, 하다보면 예술가들을 위한 지원사업은 많은데,,기획자를 위한 지원사업은 없다,,,,그럼 예술가들이랑 안친한 문화예술경영전공자는 그냥 문화재단으로 ㄱㄱ,,,인가
문화예술경영, 그 정의와 현실 사이
문화예술경영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종종 “그게 뭐 하는 거야?”라고 묻는다. 그럴 때면 “예술가들이 예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교과서 처럼 답한다. 물론 이 한 문장에 모든 걸 담을 순 없지만 문화예술경영의 핵심은 예술과 관객 사이의 다리를 놓는 일이라는 점이라는 점에 이견은 없다. 기획, 마케팅, 운영, 재정관리, 관객 개발, 정책 대응까지… 해야 할 일이 끝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문화예술경영을 창조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맞다. 근데 착각이다. 근데 맞다. 아니다 착각이다. 사실 지금 나는 문화예술경영가라는 타이틀을 걸고 활동하고 있지만 상당 부분이 행정과 관리 업무이다. 축제 하나를 만들려면 기획서를 쓰고, 예산을 따오고, 공간을 구성하고, 스태프를 꾸리고고, 홍보하고, 마지막까지 행사 진행을 책임져야 한다. 아 결과보고서는 덤,,,,! 특히 한국에서는 공공 지원금이 중요한 재원이기 때문에, 다양한 지원 사업에 맞춰 계획서를 쓰고, 보고서를 제출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결국 실무자들은 예술과 행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셈이다.
한국에서 문화예술경영이란?
문화예술경영이라는 개념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예술 경영이라는 개념이 존재했지만, 한국에서는 1990년대 이후 점차 제도화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대중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이며, 심지어 예술계 내부에서도 문화예술경영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문화예술경영학과 13학번인데, 내가 졸업할때만해도 (지금은 모르겠다) 그냥 소꿉놀이하다가 졸업하는 느낌이었다. "이번엔 내가 무대감독할게 너가 조명감독해. 이번엔 내가 배우할게 이번엔 너가 연출해! 이런식"
문화예술경영이 특히 한국에서 학문적으로 자리잡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예술 환경이 여전히 ‘예술가는 예술만 하면 된다’는 오래된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망할, 예술도 결국 지속 가능한 구조 안에서 움직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는 예술가들에게 때때로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예술을 ‘경영’한다는 말 자체가 상업화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 그리고 무엇보다 예술을 경영할 줄 모른다. 나도 물론 몰라서 공부중인데 누구도 모르는 것 같다. 여담인데 기획일은 그냥 아무나 다 하는 거 같더만,,,? 오히려 장비 렌탈 업체가 기획사 같음,,,,ㅎ 이 이야기는 다음번에 더욱 자세히 풀겠다.)
문화예술경영이 한국에서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예술계 내부에서 경영에 대한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 나아가 문화예술활동이 아닌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문화예술경영을 전공하는 대학과 대학원이 늘고 있지만, 실무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교육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문화예술의 생태계는 정부의존이 거의 99.90999999999%에 가깝다. 이같은 구조는 예술계를 위해서도 예산의 효과적 사용 측면에서도 옳지 않다. 매우 옳지 않다. 공공 지원에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민간 후원, 기업 협력, 자체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노력이 매우 많이 필요하다.
문화예술경영 실무자의 현실
솔직히 말하면, 문화예술경영을 하는 사람들은 흔히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 사이에서 갈등한다. 예술을 사랑해서 이 일을 시작했지만,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좌절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 동기들만봐도 현실에 벽에 가로막혀 지금 회계를 하고, 은행원이 되었으며, 경찰이 되어있다. 솔직히 나도 처음에는 현실과 이상의 균형적인 관점에서 예술을 경영해보겠다는 원대한(?)포부를 가졌으나, 결국 현타가 쎄게 온다. 하지만 포기할 순없지, 나는 예술을 경영하는 사람이 될거다. 예술가가 아닌 문화예술 자체가 일반 시민의 삶 속에 온전히 녹아들길 바란다.
앞으로의 문화예술경영
한국에서 문화예술경영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아니 그 쓰임과 역할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경영전공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문화예술경영이 무엇인지 스스로의 길을 찾아내는 수밖에. 정책적으로 기대지도 말고, 일반시민의 관심에 기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예술의 쓰임을 보편화하여 상업화하는 것. 현재까지 나는 이것이 예술경영이라고 본다.
이 글이 문화예술경영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문화예술경영 실무자의 시선에서, 한국의 문화예술계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 한다. 다음 주도 기대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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