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UI/UX.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만든다는 건
결국 화면이 완성되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24년 말부터 만들기 시작한 프로그램은
25년 2월에 MVP가 나왔다.
시장에 소개되지 못했다.
기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화면이 부족해 보여서였다.
개발자로 일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이 부분이었다.
내가 사용할 때는 깐깐한데
막상 내가 만들 때는 쉽게 타협한다.
어차피 MVP고
유저가 붙으면 나아질 거니까.
반은 그런 생각이었고
반은 더 예쁘게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몰라서였다.
회사에서는
디자이너가 피그마에 그려준 화면을 보고
개발했다.
피그마에서 AI를 지원해
원하는 화면을 쉽게 만들 수 있게 됐지만
피그마를 잘 다루지 못하면
수정하기는 여전히 어려웠다.
이제는 좀 달라졌다.
GPT로, Galileo AI로, Lovable로
초기 디자인을 뽑고
디자인 토큰을 웹에 바로 그려달라 하고
거기에 맞춰 시스템을 구축한다.
한 화면을 그리는 건 쉬워졌다.
하지만
전체의 톤을 맞추고
동적으로 변하는 레이아웃을
깔끔하게 구성하는 건
아직도 어렵다.
시스템에 적합한 디자인을 만드는 건
여전히 디자이너의 영역인 것 같다.
그래도 변화는 있었다.
1년 전에는
아이템 상점 하나 만드는 데도
이보다 예쁘게 만드는 게 어려웠다.
디자인을 바꿨다.
한 번 더 바꿨다.
디자인을 바꾼다고
사람들이 쓰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이번이 아니면 접자는 생각으로
한 번 더 불씨를 살려냈다.
조금 더 깔끔하고
조금 더 담백한 버전으로 화면을 구성하니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느낌이 들었다.
UI/UX 책을 몇 권을 봐도
쉽게 나아지지 않던 내 디자인이
기술의 발전으로
나아지고 있음을 체감한다.
못하던 분야를 잘하게.
잘하던 분야는 더 잘하게.
그런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못 파는 사람이 더 잘 팔게 되는 시대는
아직 오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