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물을 쏟으면 엄마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또 쏟았어?"
“내가 그럴 줄 알았어.”
“그러게 조심하지.”
“도대체 몇 번째야.”
“조심 좀 하라니까.”
하지만 아이 친구가 놀러 와서 물을 쏟으면?
“괜찮아? 옷 안 젖었어? 이모가 닦아줄게.”
갑자기 우리는 등에 하얀 날개를 단 천사가 됩니다.
그럴 때 아이가 못마땅한 듯
“엄마는 내가 물 쏟으면 뭐라고 하면서, 민지가 물 쏟으니까 엄청 친절하네.”라고 말하면,
“너도 민지 집에 가봐. 민지 엄마도 똑같이 그렇게 할 거야.”라며 맞받아치지요.
이럴 때 우리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요? 얼마나 속상할까요?
그럼!! 여기서 아이가 어떤 마음이 들지
생각의 전환을 해볼까요?
사실 다 큰 우리도 물을 쏟거나 먹을 때 음식을 흘릴 때가 있지요. 그럴 때 남편이 평소 나에게는
"또 흘렸어?"
“칠칠맞지 못하게...”
“조심 좀 해.”
“쏟을 것 같더라.”
라고 이야기하면서
내 친한 여자 친구가 놀러 와 물을 쏟았을 때는
“아이고. 괜찮아? 옷 안 젖었어?”
라고 한다면?
물론 내 친구를 챙겨줘서 고맙긴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뭐야~ 자기 마누라한테는 안 그러면서 되게 친절하네.’
라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이제 아이가 어떤 마음이 들지 조금 이해가 되나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가 자신의 실수는 혼내면서 친구의 실수에는 친구를 먼저 걱정하는 듯한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섭섭할 수밖에 없지요.
아이가 평생 물을 쏟을까요? 아니라는 것은 누구보다 엄마인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또 쏟았냐. 내 그럴 줄 알았다. 조심 좀 하지."
라고 말합니다. 물론 우리가 봤을 때는 '또 쏟을 것 같은데. 저거 저거 분명히 쏟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지만 말이죠.
아이가 처음부터 태어났는데
"엄마 나는 너무 완벽해요. 나는 물도 쏟지 않고요. 걸어가면서 넘어지지도 않아요. 완벽해요."
라고 한다면 이게 아이일까요? 아니지요.
아이는 당연히 물을 쏟아야 되고, 당연히 넘어져야 되고, 당연히 음식을 먹을 때 흘리면서 먹는 게 아이입니다.
이것은 아이가 당연히 거쳐야 하는 과정이지요. 그런데 그 과정을 우리는 "내가 그럴 줄 알았다."라고 얘기를 합니다.
아이가 밖에 나가서 어떤 실수를 했을 때 깜짝깜짝 놀라고, '어떡하지. 내가 또 이렇게 실수를 했네.'라고 하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그런 모습을 가진 아이가 되길 바라나요? 아니겠죠?
자! 그럼 여기서 아이가 물을 쏟았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그 대처법은 다음 포스팅에서 말씀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