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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경 Feb 07. 2023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2주째, 지독한 불면증과 식욕상실 그리고 속이 꽉 막힌 듯한 느낌이 지속되고 있다. 


불면증이 심하게 오는 날은 밤을 꼬박 새울 때도 있다. 그렇게 잠을 못 잔 날이면, 다음날은 피곤에 절어 곯아떨어져야 정상인데, 또 그렇지도 않다. 역시나 잠을 못 이루는 건 마찬가지다. 대신 꼴딱 새지는 않는다. 새벽 3시 정도면 잠을 잘 수는 있는데 그렇게 개운하지는 않다. 밤마다 오늘은 무슨 꿈을 꿀까 상상하는 것이 하루 일과의 마지막 즐거움이었는데. 이제는 밤이 되면 어떻게 잠들까 하는 생각만 든다.   


한동안 간식거리에 행복을 느끼는 날들도 있었다. 먹는 것이 즐거워 이것저것 쌓아놓고 먹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언제 그랬던가 싶을 정도로 식욕이 사라졌다.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다. 무엇을 먹어도 맛있지 않고, 배도 부르지 않다. 많이 먹지 않으니 당연한 결과다. 결국 딱 맞던 청바지에 손가락이 여러 개 들어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귀의 먹먹함도 느껴지고 있다. 이명 현상이다. 여기서 가속도가 붙으면 송곳으로 귓속을 찌르는 상태가 되고 내 목소리가 나를 집어삼키게 된다. 말 한마디라도 내뱉으면 그 말이 증폭되어 내 귓속을 강타하니까. 결국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오고 종이에 적어서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이러다 정신병에 걸리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나기도 했었다. 그래. 그랬었다. 과거형이다. 지금은 그 상태까지 온 건 아니니. 


내가 나를 잘 붙잡아주고, 잘 다독여주자. 괜찮다고.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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