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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두니 Mar 31. 2022

요상하고 아름다운 브런치 나라

브런치라는 글쓰기 플랫폼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내가 쓴 글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는 곳이지요. 작가 신청을 해서 통과가 되어야 하는 조건이 있지만 아주 까다롭지는 않습니다. 브런치에서는 글 쓰는 사람을 모두 작가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알게 된 작가 중 '소르베' 님이 있어요. 어린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인데, 그림책을 소개하고 책 내용과 관련된 활동을 만들어 자녀들과 직접 놀이를 해보고서 그에 관해 글을 쓰는 작가예요. 그림책을 소개하는 글을 읽어보다 알게 되었지요.

작가는 아이가 화를 내고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낼 때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던 엄마였대요. 그 해답을 그림책을 읽으며 찾게 되었고 엄마표 ‘감정 놀이’를 통해 아이와 함께 나눈 것이죠. 놀이를 통해 아이가 조금씩 자기감정을 표현하게 되고 엄마도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감정 표현도 배워야 한다는 걸 체득한 거예요.


저도 처음 엄마가 되어 본 그 시절 생각이 나서 공감이 되었어요.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없으니 더 애틋한 마음이 들었는지도 몰라요. 소르베 님의 글에 나타난 한 과정 과정을 들여다보며 감탄할 때가 많았어요. 그림책을 들여다보고 사유를 통해 자기화시킨 것부터 아이를 대하는 작가의 태도까지 참 부지런하고 현명한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글을 주고받다 보면 그 사람이 보이기도 하고 끈끈한 정도 생기거든요. 이런 창의적 감정 놀이가 책으로 나오면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꼭 책을 쓰시라고 댓글을 적기도 했어요.


소르베 님은 한동안 브런치에 뜸하더니 출판사에 투고해 출간하게 됐다고 소식을 전해왔어요. [내 아이 감정 놀이]라는 책이에요. 책은 미처 서점에 출고되기도 전에 우리 집에 배달되었어요. 좋아하는 작가가 출간한 것도 뿌듯하고 자랑스러운데 저자에게 직접 책 선물까지 받으니 더없이 기뻤답니다.

책은 생각처럼 잘 나왔어요. 제시한 놀이 방법을 따라서 실행해 볼 수 있도록 사진 자료도 많고 진솔한 글 내용은 술술 읽혀서 부담이 없더라고요. 보는 눈이 같은지 온라인 서점에 후기도 아주 좋아서 아이 엄마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저에게 뜻깊은 책이라 이 자리에서 소개합니다.




윗글은 도서관에서 듣는 글쓰기 수업에 숙제로 쓴 글이랍니다. 줌으로 수업을 한다기에 덜컥 신청을 했는데, 비디오 화면을 켜서 얼굴을 공개하는 수업이었어요. ㅠ  글제는 '소개하고 싶은 책'.


브런치를 하면서 이웃 작가님들에게 제안 메일을 몇 번 받은 적이 있어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저에게 무언가를 보내주고 싶다면서요. 참 요상하고 아름다운 브런치 나라 아닙니까!

작가님들이 뭘 보내주셨는지 궁금하시죠?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숙제 글에 소개된 소르베 님은 갓 출간된 [내 아이 감정 놀이]를 보내주셨어요. 제 책이 나온 것처럼 어찌나 감격스럽던지요.


ㅇㅅㅇ 님은 제가 과학소설상을 받았을 때 스카프, 손수건, 목걸이, 팔찌, 파우치를 손수 만들어 보내주셨어요. 하나하나 꺼내보며 감탄했어요. 솜씨에 반하고 깊은 마음에 반했었지요.


ㅈㅅ 님은 제 그림을 좋아하신다며 커피랑 볼펜을 보내셨어요.  아이 셋 키우며 정신없으실 텐데 제가 커피 좋아하는 건 우째 아시고 참. 감동이었어요.

(개인적 선물을 주신 분들은 혹시 실례될까 봐 초성만 밝힙니다)


끝으로 조이홍 님이 '책의 여행'이라는 이벤트를 여셨는데 제가 선착순 첫 응모자였던 관계로 책과 머그컵(작가님 아내분 그림 작품)을 받았지요. 책을 받아 읽고 내가 아는 누군가에게로 여행을 보내는 거예요. 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에게로. 그렇게 책은 세상을 여행하게 된다는 참신한 취지의 이벤트였어요.


거저 받으니 뭔가 보답을 하고 싶기도 하고, 나도 다른 이웃들에게 베푸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선순환인 거죠.




쇠뿔도 단 김에 뺀다고 이웃 작가들이 출간한 책도 소개해 볼게요.

이웃의 을 절절한 리뷰로 홍보하는 글을 읽은 탓도 있습니다. 내 이웃 작가들의 책도 엄청 좋은데... 나도 홍보를 좀 해 드려야겠다,  나의 구독자님들께 소개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든 거죠. 절절하게는 못하겠고, 간략하게 소개드리겠습니다.


* leegang 님의 [살구나무는 잘 있는지요]

한 편 한 편 아껴 읽고 싶은 아름다운 글의 정수를 만나실 거예요. 절판되어 도서관에서 찾아 읽었어요.

* 아무도 님의 [바람에 흔들리게 창문을 열어주세요]

책을 읽으며 내가 쓴 것 같은 느낌이 들 만큼 이입이 되는 글이었답니다.



* 아우야요 님의 [우리가 손잡으면]

작은 벽돌 하나에서 세계로 뻗어나가는 작가의 메시지가 명확한 그림책이랍니다.

* 유랑 선생 님의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에 빛나는, 말하면 입 아픈 책.


* 이숙자 님의 [칠십 대 후반 노인정 대신 나는 서점에 갑니다]는 도서관에 신청을 해 두었어요.

* 단짠 님의 [180도 다이어리] 아직 읽어보지 못했어요. 텀블벅으로 출간을 하셨다는데 시중에선 찾을 수가 없었어요.



다들 쟁쟁하시죠.

신간이 나오면 주로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을 넣어요. 도서관을 통해 구매하면 작가도 좋고 독자도 더 많아지니까요. 책 선물할 때, 이웃님들의 책을 선물하기도 하고요.

제가 놓친 책이 있을지도 몰라요. 앞으로 더 많은 이웃님들의 출간작이 나오겠지요? 이렇게 기다리는 독자가 있으니 미래의 출간 작가님들 힘내세요!

요상하고 아름다운 브런치 나라는 오늘도 이렇게 잘 굴러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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