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키운다
누가 나를 키워주지?
19살 처음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이며 내가 한 생각은 한 가지였다. 소녀시대는 이수만이, 빅뱅은 양현석이, 원더걸스는 jyp가 키웠는데 그렇다면 나 허영주는 누가 키울 것인가?
고심 끝에 연예계 미다스의 손 김광수 대표님을 찾아갔다. 찾아가서 말했다
"대표님! 저를 키워주세요. 저를 뽑아주지 않으시면 매일 회사에 찾아올 거예요." 대표님은 당돌하게 말하는 나를 보며 웃으며 대답했다 "왜 이제야 왔니, 좋다! 계약하자!" 그렇게 나는 7년짜리 전속계약서에 부푼 꿈을 꾸며 도장을 찍었다.
아주 고된 연습생 생활을 거쳐 2012년 <더씨야>로 데뷔를 했다. 당대 최고 작곡가에게 곡을 받았고, 다비치의 해리 언니가 피처링까지 해 주었지만 우리의 성적표는 애매했다. 연예계는 잘 나가는 1%와 나머지 99%가 존재하는 곳이었다. 1%는 모두를 가졌고, 99%는 아무것도 갖지 못했다. 우리 그룹이 애매하다는 건 1%가 되지 못했다는 뜻이었고 그것의 의미는 99%로 존재하여 무기한 기다림을 선고받는 일이었다.
나를 키워줄 회사를 만나 데뷔만 하면 모든 것들이 완벽할 줄 알았다. 회사가 나를 전적으로 성장시켜주고 키워내 주고 내 인생을 책임져줄 줄 알았다. 하지만 회사는 봉사단체가 아니었다. 애매한 비즈니스 모델에 많은 돈과 인력 에너지를 쏟을 수 없었다. 당장에 수입을 낼 수 있는 그룹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사장님의 관심은 점점 멀어져 갔고 우리의 순번은 끝으로 밀려났다.
회사에서는 1년에 한 곡 정도를 내주었다. 예의로 책임으로 활동을 시켜줬다. 우리는 1년에 3일 음악방송 무대에 설 수 있었다. 1년을 연습해 3일 빛날 수 있었던 것이다. 활동이 끝나면 "언제 또 무대에 설 수 있을까, 나도 지치는데 기다리는 팬들은 얼마나 지칠까.. " 하는 생각에 깊은 우울과 허무함에 빠졌다.
열정이 많은 나는 더 많은 곡을 내고 더 많은 무대에 서고 싶었다. 연기도 하고 싶고 연극도 하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너무나 많았다. 하지만 회사에서 활동을 시켜주지 않으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해 흘러넘치는 열정을 꾹 꾹 짓눌러 담았다.
빛을 잃어갔다. 짓눌린 열정은 우울증이라는 병이 되어 돌아왔다. 나는 살기 위해 내 마음에게 질문했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나라는 존재는 누구이며 왜 사는가? 무엇을 해야 나의 병이 나아질 것인가? 앞으로 남은 계약 7년 동안 어떻게 살 것인가?"
하나하나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누군가가 나를 키워줘야만 내가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 그것부터가 잘못되었다. 스스로 움직일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나를 키워줄 회사에 들어가 데뷔만 하면 모든 것들이 완벽할 거라는 착각 또한 문제였다. 나는 착각하고 있었다. 회사는 나를 책임져주지 않으며 나의 재능과 가능성을 깊게 바라봐주지 못 한다. 나에 대해 가장 잘 아는것은 나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뭘 할 수 있는지 가장 잘 아는 것은 나 자신이다.그러므로 나의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하며 나 스스로 키워야만 한다.
나라는 존재는 누구이며 왜 사는가? <mbk엔터 소속 걸그룹 더씨야 멤버 허영주>는 나의 작은 일부분이며, 본질적인 나는 무한한 존재이다. 하나님은 나에게 두가지 달런트를 주셨다. 하나는 엔터테이너로서의 재능, 그리고 또 하나는 교육자로서의 재능. 고로 나의 정체성은 education+entertainer= edutainer 에듀테이너 라고 할 수 있다. 엔터테이너로서 활동하며 나의 영향력을 극대화 해서 좋은 교육자 spearker 가 되어 선한 영향력을 끼치자.
무엇을 해야 나의 병이 나아질 것인가? 짓눌린 열정이 문제가 되었다면 열정을 살아내고 폭발시키면 된다. 더 이상 의존을 멈추고, 이제부터는 나는 내가 책임지며 키워낸다. 열정을 행한다.
남은 계약 7년간 어떻게 살 것인가? 묶여있는 7년. 책임을 다해 회사에 임하며 , 이 안에서 나를 키우자. 한계 안에서 할 수 있는 최대치로 성장해보자. 댐에 물을 붓는 시기로 정해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경험을 하며 공부를 하자. 기회가 없으면 기회를 만들어내며 앞으로 나는 내가 키운다.
질문을 했고 답이 나왔다.
나는 회사에 의존해, 내가 나를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을 보지 못했었다. 누군가 키워줘야 내가 성장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문제였다. 나는 내 인생의 키를 진 책임자로서 나 스스로를 키워낼 수 있다는 깨달음이 왔다.
이렇게 나는 누군가 나를 키워줄거라는 환상에서 깨어나며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아무도 나를 키워주지 않아서 스스로 성장해보기로 했습니다> St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