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속담의 뜻을 이제야 제대로 이해했다. 이해한 게 아니라 깊이 공감한다. 줄곧 '미운 놈은 제대로 조져야지 뭘 잘해줘'라는 태도로 살아왔는데, 갈수록 전투력은 떨어지고 눈물은 는다. 누군가를 싫어하는 게 가장 에너지 소모가 크다는 걸 몸소 느끼고 나면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게 결국 나를 위한 일이 된다.
그래서 미운 놈일수록 예쁘게 보려고 노력한다. 나의 건강을 위해. 싸가지 없는 놈한테 먼저 웃으며 인사하고 얄미운 놈 불러내서 커피도 한 잔 하고. 그러면 희한하게 그들은 더 이상 싸가지 없는 놈도 얄미운 놈도 아니게 되더라. 힘든 인생 짊어지고 가는 같은 처지에 나는 왜 그리 날을 세우고 살았나, 왜 저들을 귀여이 보지 못했나 생각하게 된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의 공식이 먹히는 걸 실제로 확인하고 나니 더 확신을 갖고 임하게 된다. 그리고 잘난 놈은 잘난 대로 선생이고 못난 놈은 못난 대로 선생이니 어느 쪽이든 그리 미워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