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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zemberersten May 28. 2024

괴물 怪物 (2023)

date watched ⎮ January 24, 2024

과연 누가 괴물인가.

영화의 러닝타임이 끝나고 나면 더 이상 이 질문은 유효하지 않다. 

모두가 괴물이고, 그 누구도 괴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타인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타인에 대해 얼마나 알 수 있을까? 내가 보고 느끼는 타인은 그 사람의 몇 퍼센트일까? 나는 타인을 어느 정도까지 점유할 수 있을까? 가장 친밀한 관계라는 가정 하에, 나는 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그리고 애초에, 그렇게 알아야 할까?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괴물은

있는 그대로 보기,

라는 말이 과연 우리에게 가능한가를 묻는 영화다.


괴물은 없다. 돼지 뇌를 가진 사람도 없다. 각자의 시선에서 서로가 괴물이었을 뿐.

미나토의 엄마가 보는 세계에서는 담임선생님과 교장선생님이 괴물이었고,

담임선생님의 시선에서는 미나토가 요리를 괴롭히는 괴물로, 

아니 어쩌면 교장선생님 - 학교 - 사회 전체가 그를 괴롭히는 괴물이었을 지도 모른다.

미나토(와 요리, 두 소년)에게 괴물은 어른들이다.

어른들의 생각보다 많은 걸 이미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기만적인 존재일 뿐이다.


영화를 보는 우리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러닝타임이 흘러가면서 점차 깨닫게 된다. 아무도 괴물이 아니었구나.

등장인물의 각 시점에서 재구성된 사건을 다시, 또 다시 dvd를 되감아보듯이 관람하며

우리는 깨닫게 된다. 서로를 괴물이라고 여기는 실수를 방금 또 저질렀다는 것을.


나는 왜 태어났어?

빅 크런치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아버지는 다시 태어났을까?

사람에게 돼지 뇌를 이식하면 어떻게 돼?

괴물은 누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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