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형 작가로 살아가는 나날들
실패란 성공의 어머니이다. 이 익숙한 격언을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진부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돈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살면서 진심으로 가슴에 와닿아 깨우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실패는 우리가 감당하기에 너무도 쓴 고통이라서 어쩌면 막 인생에서 실패를 겪고 너덜 해진 상태의 누군가는 실패가 성공의 초석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 말이 허울만 좋은 사탕발림에 불과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럴 수 있다. 원래 인간은 당장의 고통 앞에서 먼 미래에나 찾아올 달콤한 결과까지는 상상하지 못하는 법이다. 미래야 어찌 됐건 지금 내 현실이 불행하다면 앞으로도 영영 이 같은 불행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비이성적으로 단정해버리기 십상이란 뜻이다.
같은 맥락에서 언제, 어떻게 당도할지도 모를 불투명한 미래의 행복만을 기대하며 절망적인 나날들 틈에서 일관되게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먼 훗날 성공할지 여부와는 별개로, 지금 내가 감내하는 괴로움은 누구도 절대 대신해주지 못하니까. 설령 그것이 더 밝은 미래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필연적인 과정임을 머리론 인지하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안타깝지만 나는 지금껏 성공보단 실패를 더 자주 겪어온 사람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과거엔 자책했더라도 지금은 과거 나를 좌절시킨 숱한 실패의 이유가 단지 나의 노력이 부족해서였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남보다 앞서나가 성공하기 위해선 탄탄한 기본기 실력을 쌓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실력보다도 더 중요할 수 있는 것이 어찌 보면 그 실력을 원활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하늘의 운이다.
모든 실력 있는 사람이 반드시 기회를 잡는 것은 아니지만, 기회가 와도 실력이 없다면 잡지 못하고 허무하게 흘려보내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실력은 운명적으로 찾아온 기회를 바로 알아보고 잡기 위해 미리 갖춰둬야 할 필수적인 준비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당신이 지금 겪고 있는 그 실패를, 처절하도록 쓰고 아픈 좌절의 경험을, 당장의 좁은 현실에만 갇혀 확실한 '실패'로 규정짓지 말라는 것이다.
설령 지금 당신이 인생 최대의 암흑기를 지나고 있다고 해도. 살아날 구멍 하나가 안 보여 캄캄한 동굴 속에 갇혀 있는 막막한 기분이 든다고 해도. 그저 아직은 나에게 맞는 운이 찾아오지 않아서. 그래서 당신의 노력이 빛보지 못한 현실을 섣불리 실패로 규정지으며 스스로 꿈을 포기해 버리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신이 망가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한 순간에도 결코 원하는 대로 펼쳐지지 않는 삶을 보며 깨달았다. 한 번의 성공이 영원한 성공으로 머무는 법이 없듯, 한 번의 실패가 영원한 실패로 머물지도 않는다는 것을. 우리의 삶은 유동적이고, 우리를 웃고 울리는 숱한 성공과 실패의 순간들은 그 자유롭고 능동적인 인생의 흐름 안에서 언제든 다양한 기회의 모습으로 변모하여 찾아와 어느 날 문득 우리 앞에 전혀 예측하지 못한 운의 형태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을.
그러니 절대로 확정 짓지 말았으면 한다. 지금 당신이 어떤 비극적인 현실을 살고 있든, 당신 스스로 자신의 삶을 실패라고 규정짓는 안타까운 일만은 끝내 없기를 바란다. 말하건대 지금 당신의 실패는 확정된 결괏값이 아니다. 그저 당장 하루 뒤, 혹은 한 달 뒤, 일 년 뒤, 어쩌면 십 년 뒤에라도. 어떤 찬란한 빛의 성공으로 뒤바뀌어 당신을 놀라게 할지도 모를 미완의 과정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