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렌아이바나레(恋愛離れ)’ 즉, '연애를 멀리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모든 예술의 영원한 주제인 연애가 싫다니…. 도대체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일본의 젊은이들이 연애하지 않는다, ‘렌아이바나레(恋愛離れ)’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2010년 전후부터 나왔던 이야기이다.
확실히 데이터를 보면 이성 교제율이 이전보다 현저히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2021년 조사에 의하면 ’연인으로 교제하는 이성 또는 약혼자가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남성이 21.1%였는데, 20005년 27.2%였던 걸 생각하면 확실히 연인·약혼자가 있는 비율은 줄고 있는 게 사실인 거 같다. 여성도 다르지 않다. 응답률이 가장 높았던 2002년은 37.0%였는데 21년 조사에서는 27.8%로 감소하였다.
연애에는 사귀기·동거·결혼·출산 등 절차가 있는데 이런 것들에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연애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라이프 플랜을 짰는데 거기에 연애나 결혼을 넣을 수 없다’, ‘커리어도 돈도 시간도 나를 위해 쓰고 싶다’ ‘줄곧 하고 싶었던 일에 심취할 수 있어 즐겁고, 좋아하는 걸 할 수 있으니 혼자 있는 시간이 즐거워 연애할 여유가 없다’ 등으로 말하는 젊은이들이 의외로 많다.
또 어떤 사람들은 연애 말고도 나를 가득 채우는 것이 많아서 연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삶에 활력을 주고 두근거림·설렘·나를 좀 더 근사하게 해주는 게 연애 말고도 많다는 거다. 그러니 시간 쓰고 돈 쓰고 마음을 다쳐가며 연애를 할 필요가 있겠냐고 생각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건 비단 일본만의 현상은 아니다. 한국에서도 서점에 ‘혼자’를 주제로 한 책들이 가득한 걸 보면 이런 책들이 잘 팔린다는 거고 이는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의미다. 그래. 친구도 있고, 직장의 인간관계도 좋고 가족관계도 양호한데 굳이 연인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까지는 못 느낀다는 거다.
옛날에도 ‘연인은 아니지만 데이트하는 이성은 있다.’라고 하는 사람이 많았다. 1990년대 초반에는, 커피나 밥을 사주는 남성을 '아시군'·'메시군'이라고 했다. 이건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고 결혼할 생각도 없지만, 자신을 위해 뭔가 해주는 호구 같은 남성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확실히 코로나 이후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일본이나 한국의 젊은이들이 연애보다는 좋아하는 거에 충실한 사람들이 늘어난 게 맞는 것 같다.
그럼 연애 세포가 죽은 건가? 그렇다고 말 수는 없다. 하트시그널, 연애 남매, 솔로 지옥, 환승 연애 등 일반인 출연자들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물론 사랑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 역시 인기를 끌고 있는 걸 보면 사랑이 싫은 건 아닌 것 같다. 나는 하기 귀찮지만 남의 연애를 구경하는 건(훔쳐보는 것) 재미있다고 생각한다는 건 그래도 사랑이라는 게 마음을 들뜨게 하기는 한다는 거니까. 결혼도 연애도 선택이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결혼과 출산 연령이 늦어지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렌아이바나레(恋愛離れ)’, 나에게 집중한다는 의미에서는 긍정적일지 모르지만 어쩌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대를 귀찮아하는 게 아닐까. 인간의 삶을 공백을 채워주는 게 사람만 있는 건 아니지만 알고리즘으로 내 마음에 드는 말만 쏙쏙 해주는 그런 것에 우린 너무 익숙해진 게 아닐까.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하는 게 두려움이 아니라 즐거움이 될 수 없을까. 곧 꽃피는 봄이다. 봄바람은 처녀들의 마음만 설레게 하는 게 아닐지니 우리들의 잠자는 연애 세포도 깨어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