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좁은 집에서 3대 대가족 12명이 부둥켜안고 살던 때가 그립다
가난이 보내준 선물
좁은 골목 끝에 붙은 공장 사택 안
방은 셋, 식구는 열두 명.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고모,
여섯 남매, 사촌 동생,
시골에서 공부하러 온 친척들까지.
비 오면 고이는 부엌 정지물,
아궁이에 피운 군불, 가마솥 위로
검은 연기 천정에 검댕이 앉고
간장 고추장 항아리 모여 선 마당은
장마철이면 연못이 되곤 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방,
부모님 방,
형제들의 공부방,
각기 알아서 들어가
등이 닿는 곳이 내 방이었다.
가난이 보내준 선물은
동네 폐품을 주워 고쳐 쓰는 조부모님의 손길이었고,
연필공장 톱밥 모아 불 지피던 부모님의 마음이었고,
형제와 옷을 돌려 입는 따스함이었으며,
작은 먹을 것도 아껴 나누던 사촌들 표정이었다.
어른을 공경하고 사랑하며,
형제는 건강하고 우애 있게,
아끼고 나누며 함께
서로를 부둥켜안고 살아가는
그 모든 ‘세상 사는 법’을
몸소 가르쳐 준,
지붕 새고 쥐도 함께 살던
골목길 끝, 흙벽 세 칸 방
희망의 집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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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서 우연히 한 젊은 작가의 가난 분투기를 읽었다.
내 지난 과거와 오버랩되면서 그의 에세이를 쭉 다 읽었다
세상 불평도 하고 개인 노력도 하며 조울증을 극복하려 노력하며 그 모든 과정을
글로 기록하면서 겨우겨우 일어서려는 젊은 작가에게 뭔가 해 주고 싶은 마음인데
댓글 달기도 기능이 안돼서 라이킷만 눌러 줄 수밖에 없었다.
내 어릴 적 기억도 시로 기록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꼭 일어서라고 전하고 싶다
쥐구멍에도 햇볕은 든다.
그리고 어릴 적 고생이 헛되지만은 않더라. 전해 주고 싶은 말이다
자강(自强, 스스로 힘써 몸과 마음을 가다듬음)이라고 발로 글씨를 쓰는 양팔이 없는 홍콩 젊은이를 길에서 보고 기록했던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