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진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용해 Aug 26. 2021

일침(一鍼)

헉!


                       가까운 사람하고는 돈거래 하는거 아니래                        

    

알지요. 가까운 사람하고 돈거래를 하다보면 의가 상할 수도 있고 오해가 쌓일 수도 있고.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죠 자칫하면.

그런데 말입니다. 가까운 사람하고 돈거래를 안 하면 그럼 누구하고 돈거래를 해야 하나요?

이자놀이가 아닌 이상 말이 좋아 돈 거래지. 돈을 빌리게 되는 어쩔수 없는 상황인데요. 가깝지 않은 사람에게 돈을 빌리는(?) 것은 보이스피싱 뿐 아닌가요? 사채나 은행에서 대출이라는 방법도 있지만. 물론, 그러나 이도 저도 안되는 너무너무 절박할 때요. 예를 들어 식구가 아파 돈을 빌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가까운 사람은 피해야 하나요? 가까운 사람에게 조차 할수 없는 얘기를 가깝지 않은 사람에게 할수나 있으려나? 그 민감한 얘기를 오해 없이 들어줄수나 있으려나 그 가깝지 않은 사람은?   

  

미리 선이라도 긋는 듯이, 나도 알고 저도 아는 저 말을 굳이 내게 하던 친구에게, 내가 돈 얘기를 꺼낸 적도 없는데 듣는 기분은 얼결에 빗쟁이 프레임을 쓰게 된 기분이라 어딘지 묘하더군요. 울컥 서운하기도 하고. 

     

그러나 친구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네가 어렵다면 저따위 말로 너와 나를 가르지 않으련다. 내 힘껏 너를 도울 거야. 설사, 돈 따위로 의가 상할 수도.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다고 하더라도. 물에 빠진 사람 일단 구하고 보는게 먼저 아닐까? 아직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나는 잠정적으로라도 우리가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존재였으면 좋겠다. 너와 내가 쌓은 시간이 돈보다 더 견고했으면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