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훗날 우리

어린 남자에게 바라면 안 되는 것들

by 조용해

그때 우린 너무 여렸고. 미래는 불확실했으며... 사랑은 힘이 없는 줄 알았잖아요.

늘 우리의 발목을 잡는 우리들의 고향. 그것 대비 베이징은 그 이름만으로도 벅찬 알 수 없는 이상향이었고... 무엇보다 우리는 그 시절 우리가 얼마나 반짝반짝 빛났었는지... 이런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죠.


저 중국 영화 장국영 주윤발 이후론 끊었었는데...

이 영화는 뭔가에 이끌려 봐 버렸고 그 잔잔함이 기분 좋은 영화였네요.


여사친 팡 샤오샤오, 남사친 린젠칭

베이징에 집 있는 남자가 이상형인 금사빠 샤오샤오... 그녀의 꿈은 너무 적나라해서 차라리 귀엽죠.


하꼬방에서의 둘만의 사랑. 그땐 그렇지 다 필요 없지. 둘만 있으면. 한 사람으로 가득 찰 수 있는 시절이지 그때는... 이 위에서 잡아주는 학꼬방의 샷은 너무 극적이지 않나요? 이건 아마 동양에만 있는 정서일 듯

저 이 장면 너무 좋아요. 성냥갑 같은 공간에 각각 루저라는 표딱지를 달고 살아가는 사람들. 세상은 참 이상해서 루저라고 낙인이 찍히면 루저들은 뭐라 하지 않는데 그들을 자꾸자꾸 세상 끝으로 내모니까요. 그렇게 내몰린 청춘이 온전할 리 있나요? 사랑을 유지할 수 없었죠. 그들은. 그들의 사랑이 부족해서는 아닌 것 같고 때로는 돈이 무언가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되곤 하는데 그들에겐 그것을 지탱해줄 만큼의 돈은 꿈도 꿀 수 없을 만큼 가난했으니까요.


떠나지 말아 주길 바라는 남자와 잡아주길 바라는 여자는 결국 그 간극을 넘지 못하고 헤어지고 그녀를 위해 돈이 많았으면 바랬던 남자는 결국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게임이 성공하여 부자가 되고 여자와 해후를 해요. 첫 만남도 고향에 가는 기차 안이었는데 10년이 지나고 다시 만나는 곳도 북경행 비행기 안.


첫 번째 헤어짐은 서로 인사를 못했으니 이번의 헤어짐은 인사를 하자며 서로의 안녕을 빌어주며 한 번의 포옹을 하고 영화는 끝이 나는데. 이 장면이 너무 좋다는 거죠. 이렇게 헤어질 수 있었던 연인이 몇이나 될까요? 하자면 할 수도 있는 그러나 현실에선 하기 힘든. 영화니까 가능한 거 아닌가.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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