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 있어 빌런과 좋은 사람들
쥐는 무조건 싫다. 자세히 뜯어보면 귀엽게 생겼건만 어쨌든 쥐를 보는 순간 나의 몸은 순간적으로 얼어붙으며 소름이 끼치게 싫다는 느낌을 온몸으로 전달한다. 특히 빳빳하게 뻗은 그의 꼬리가 싫다. 그 몹쓸 힘이 싫다. 그래서 그가 내는 찍찍 소리만으로도 나는 경악한다.
누군가는 닭이나 새가 무섭다는데 나는 귀엽다. 부리가 납작하면 납작한 대로 부리가 뾰족하면 뾰족한 대로 그저 귀엽다. 매끄러울것 같은 부리가 특히 좋다. 그 소리마저도 귀엽다. 그래서 그들이 지저귀면 괜히 마음이 즐거워져 나도 그들의 수다에 합류하고픈 열망을 자주 느낀다.
정원 사이로 뭔가 검은 작은 물체가 후다닥 코너를 돌아 도망치는 것을 봤다. 쥐일게 틀림없어서 소름 돋아하며 잠깐 걸음을 멈추는데 돌아보니 새였다. 귀여운. 아니, 무슨 새가 안 날아다니고 그렇게 재빨리 걸어 다닌담?
소름에서 귀여움으로 순식간에 방향 전환을 하는 나의 기분이 당황스럽다. 반대였으면 당황스러움 만으로 끝날 문제는 아니었다.
사람도 그랬으면 좋겠다.
내 인생에 후다닥 지나갔던 빌런들이 부리를 보여주길
내 인생에 잠깐씩 스친 좋았다고 생각되던 사람들이 그들의 꼬리를 끝내 드러내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