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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용해 Dec 20. 2023

반려균을 키우는 여인 2편

바락바락 잘도 크지 내새끼

두번째 저의 애완균은 케피어. 티벳 버섯입니다.

옆집 할머니가 한수저 분양해 주셔서 키우게 됐는데요. 6개월 정도 키우면 이렇게 많이 불어납니다. 

먼저 이중에 한수저 정도를 다른 유리병에 옮겨 담고 우유를 250ml 정도 부어둬요. 여름엔 실온에 한나절, 겨울엔 따듯한 곳에 - 야외가 아닌 주방한켠에 -두면 2-3일이면 발효가 됩니다. 


먹는법도 간단해요. 발효가 마음에 들게 몽글몽글 할무렵 채에 걸러 꿀이나 베이플 시럽, 쨈 등등 달다구리를 살짝 뿌려서 먹으면 시중에 있는 요구르트 보다 약간 더 신맛의 요구르트가 된답니다.


몸에는 엄청 좋데요. 게을러서 저는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 네이놈에 찾아보시면 친절히 알려줄 듯


스뎅이 닿으면 케피어균은 곧바로 죽어버려서 나무 수저와 거를 때 플라스틱 채망을 써야해요. 

이런거.


티벳의 승려님들이 단백질 보충을 위해 드시던거라 이름이 티벳버섯이라는데 서양 승려님들은 치즈를 만들어 드시고 동양 승려님들은 이걸 드시고 우리나라 승려님들은 산채비빔밥을 드셨나봐요 ㅎㅎ


근데 얘네들이 증식하는걸 보고 있으면 묘하게 기분이 안정되요. 술을 빚을 때도 이런 소리가 난다던데

조용히 아주 조용히 ' 보글보글...' 대거든요? 그소리가 참 사람을 경건하게해요. 한낫 미생물도 쉬지않고 저리 살려고 번식을 해대는데 만물의 영장인 내가 우울하다고 이불밖을 나가지 못하는건 반칙인데? 이런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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