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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용해 Dec 19. 2023

반려균을 키우는 여인 1편

게으른 배운 뇨자                  

남들은 반려동물도 잘도 키우더만, 저는 선천적 게으름증후군으로 길가다 예쁜 강아지나 고양이가 있으면 걸음을 멈줘 알아듣든 못알아 듣든 말을 걸어볼 정도로 이뻐라 하지만 갸들의 뒤치닥거리는 영 자신이 없어 못키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 수퍼게으름으로도 돌보기 가능한 생명체가 있으니 그것은... 균입니다. 


ㅎㅎ균이라고 하니 무슨 병균? 생각하실수도 있으나 좋은 균들 말입니다. 소개를 하자면,

첫째가 식초를 만드는 초산균

둘째가 Em 액에 들어 있는 효모균, 유산균 광합성균 등등의 수십가지 균들

그리고 셋째가 티벳버섯, 즉 Kefir(케피어) 에 들어 있는 불가리아, 테르모필루스, 락티스균.. 수만가지균들 되시겠습니다. 


제가 이아이들을 들인건 우연이었으나 걍 방치하면 알아서들 커주는 덕에 제삶에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왠만큼 발효를 해서 커주면 먹을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요. Em을 드시는 분들도 있으나 제 입맛에는 별로라 식초와 케피어만 먹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은 잡아먹으면 '야만인' 소리를 듣지만 반려균은 잡아먹어도 아무도 뭐라하는 사람이 없으니 그것 또한 좋은 점 중에 하나이지요.

또하나, 먹으면 몸에 이롭다는것!


먼저, 식초는 제가 100% 만들어낸 균입니다. 이것은 게으름의 정수의 산물이라고 할수 있는데요.

왜냐... 과일을 먹어보겠다고 잔뜩 사다놨다가 파과들이 냉장고에서 진물을 흘리며 돌아가시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우연히 ... 저걸 묵혀두면 식초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큰 유리병에 그냥 넣어두면서 부터... 뭐 식초를 만들려면 유리병을 소독해야 한다 어쩌구 저쩌구의 과정은 생략한 채 제눈에 깨끗해 보이는 정도의 위생상태의 유리병에 그냥 투척. 끝. 이후로 과일이 썩어나갈때 마다 냉장고에서 유리병으로 자리만 옮겨 둘뿐. 면보를 씌워야 한다 어쩐다 이것도 무시. 그냥 유리병에 꾸껑 닫아 그냥 그늘에 방치. 처음엔 같은 과일만 모으다가 나중에는 그것도 귀잖아 그냥 과일이면 한데 모아 방치.


처음엔, 푹푹썩어가지요. 그러면서 하얀 곰팡이가 피고 과육들에서 즙이 나오면서 맑은 물이 아래 고이기 시작하고 일정한 시간이 꽤 흐르면 초막이 형성되면서 진정한 식초의 길로 접어 듭니다. 아래 고인 국물을 잘 따뤄서 냉장고에 넣고 먹으면서 고기에도 넣고 드레싱도 만들고 탄산에 섞어 다이어트 음료로도 마시고-혹자는 과일 식초를 마시고 숙변을 봤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한번 초막을 경험하고 나면 정말 식초 만들기는 껌입니다. 대충 만들어 초막을 썪어 놓으면 또 식초가 만들어 지거든요. 초막이 없어도 한번 초막을 알아봤기에 식초가 될놈인지 싹수를 알수 있어요 쉽게.


이렇게 식초에 자신이 붙자 늙은 과일 방치는 그것대로, 또하나의 방법을 생각해 낸것이

매실액 만들기 처럼 설탕에 절여서 과일 액기스를 만들어 요리에 쓰고, 남은 과일을 걸러 그것도 그냥 방치. 그동안은 설탕에 절여져 있어서 그액들이 부패를 막아줬는데 그걸또 방치하면 이것도 늙은 과일들 처럼 부패하면서 하얀 곰팡이가 피면서 식초를 만들어내더라구요.


작년에 누가 개사과를 한자루 주길래 먹다먹다 지쳐 개사과 액기스를 이렇게 만들어 놓았답니다. 

이건 한번 걸러 놓은 거랍니다. 식초가 만들어 지면 이렇게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고 먹어요. 

따뜻한물에 섞어 차로도 마시고 여름엔 탄산에 얼음 넣어서 먹으면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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