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울다
김준한
벽시계, 시간 떨구는 소리 가슴에 박힌다
종일 잘 버텼는데,
저녁이면 냉동실에 넣고 잘 얼리면 되었는데
새벽,
어둠을 유영하던 곤한 서러움 한 줄 전류를 타고
복받쳐 들어왔는지 위~잉 흐느끼기 시작했다
달래기 위해 물때 위로 쌓인 치부 드러내며
활짝 열어젖힐 수밖에
텅텅 빈 세월, 움켜쥘 수 있는 것 하나 없고
이처럼 슬픔 가득한 페트병 하나 달랑 남았나
유통기한 지난 시절, 포장지 뜯지도 못하고 버려진 사랑
뜨거웠으나,
차디차게 변한 순간들 한 잔 따라 마시자
그제야 잘 자란 인사처럼 뚝 그친다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