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불법이 아니잖아요
김준한
이자 대신 쌓인 각종 공과금 독촉 사이, 문득 아물었던 가슴 긁는 주차단속 벌금 고지서
당신 안에 안주할 수 없었기에 휘청이며 유랑한 세월
돌아선 당신이 내게 내린 죄명은 일방통행
직진으로 마음의 선을 넘은 과속 딱지였나
그리움의 밀도만큼 측정된 벌금을 탕감하기 위해
내 청춘을 송두리째 헌납했다
내 가난은 오롯이 당신을 사랑한 죄의 대가이니
가슴 찢기는 통증 그 황홀한 절망을 더듬어 보지 못한 인생들 앞에
나의 전과가 자랑스러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