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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by 김준한

가을/김준한


새벽 이불 파고들며 옆구리 비비는 다롱이 때문에 잠이 깼다

자꾸만 움츠러드는 내 마음 비빌 가슴 하나 어디서 방황 중일까

변기에 앉아 어제를 곱씹으면 내 앞에 앉아 밥 달라고 보채는 아롱이

평생을 굶은 내 외로움 한 그릇 채워줄 사람 하나 어디 있을까

아롱이다롱이처럼 나도 밥 달라 안아달라 꼬리 치며 따라다니고픈 너를 만나고 싶다

색깔 다른 너와 나

너는 어떤 색일까 함께 익으며 네 색을 알아갔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노을 지는 우리의 마지막 저녁 함께 으스러지며 영원한 밤에 묻혔으면 좋겠다

우리의 삶으로 다음 세대가 열매를 맺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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