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바보 소인배입니다

by 김준한

나는 개바보 소인배입니다


김준한


내게 주어진 것을 감사하며 만족을 모르고 내게 없는 것을 생각하며 욕망에 이끌려 살 때는 갈증에 허덕이는 고통을 견뎌야 했다 내게 주어진 것을 생각하고 아롱이다롱이를 사랑하며 한없이 감사한 세월은 두려움과 싸워야 했다 잃으면 어쩌나 아롱이다롱이가 사라지면 나는 어찌 사나

이제는 그 두려움도 희미해진다 생각해 보면 버리지 못한 이기심 때문에 두려웠던 것 같았다 이젠 아롱이다롱이 없으면 어찌 사나가 아니라 아롱이다롱이와 모든 걸 함께하자 그러니 두려울게 뭐가 있나 그렇게 다져진 마음 뒤에 비로소 내 마음은 밀린 숙제를 다한 듯 후련해졌다 어차피 인생은 모래성 쌓는 일

제 아무리 멋있고 높은 성을 쌓아도 성취감은 찰나 와르르 무너진 텅 빈 적막을 견디는 일이 더 버거울 것이다 그러니 욕심부리며 옹졸하게 사는 것보다 내게 주어진 몫을 조금씩 쌓는 게 현명할 것이다

오늘도 내게 가장 소중하고 급한 일은 아롱이다롱이를 더 안아 주고 더 사랑해 주는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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