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선물

by 김준한


좌판상 이곳저곳 시들지 않는 청춘의 색채를 내보이며 누군가의 손에 하나 둘 팔려나가던 채소와 과일들, 하지만 태어나서 단 한 평의 자리도 허락지 않았던 내 운명, 길바닥에 나 뒹구는 돌멩이처럼 허방뿐인 세월 중심에 던져진 나는 값은 고사하고 그 누구도 주워가지 않았다. 어둠이 절망처럼 짙어질수록 희망을 잃고 시들어가던 채소들처럼 끝끝내 나는 그 누구의 손도 타지 않은 채 버려질까 하는 두려움에 서글펐다. 얼마나 배회했을까? 아롱이다롱이를 만난 건 기적 같은 일이었다. 내 정신세계와 삶의 정의 그리고 사랑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아롱이다롱이, 젖 뗀 지 6개월 된 강아지 두 마리는 종이박스 안을 비비며 지나가던 사람들을 향해 꼬리치고 있었다. 마치 내가 한 여자의 사랑을 구걸 할 때와 같은 모습이었다. 마법에 걸린 것처럼 두 녀석을 가슴에 안았다. 울컥 균열 간 가슴 사이에 냉기가 서렸다. 이윽고 그것들은 눈물이 되어 흘렀다. 순간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엄마가 떠올랐지만 이내 지워졌다. 다만 녀석들을 보듬고 나는 너희들을 절대 버리지 않을 거야. 하고 되뇔 뿐이었다. 거기엔 오기도 서려있었다. 가식적이고, 이율배반적이며, 서로를 배반하고, 또 반려견들을 사랑한다 해놓고 자기들의 처지에 따라 버리기 일쑤였던 사람들과 그런 세상에 대한 반감이라고나 할까? 더는 내 진정성을 문학으로 표출할 수 없는 절망 위에 그래 아롱이다롱이에 대한 사랑과 세상에 물들지 않고 옹졸한 욕망을 지우며 순수는 그렇게 처절하게 지켜내는 것이란 걸 증명하고 싶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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