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by 김준한

보름달/김준한


누군들 일찍 집에 가고 싶지 않을까

하루 종일 제 몫의 더위를 포장한 해가 교대준비를 하는 동안 근무시간 이리저리 농땡이 피우며 돌아다니던 빛이 먼저 퇴근하는 바람에 과장님처럼 날 뾰족한 서산이 붉은 호통을 쳤다

정시를 단 한 번도 어긴 적 없이 출근한 보름달은 어둠의 농도를 체크했다

흐린 날 무단결근 밥 먹듯 하던 별들,

웬일로 정신 차린 것일까 지각 해서 염치없었는지 제 몫을 달라는 말은 못 하고 보름달 주위를 기웃거렸다


아침이 오는 건 어디선가 어둠의 물량을 열심히 포장하고 운송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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