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굽는 법

by 김준한

닭 굽는 법/ 김준한


먼저 덥수룩이 꾸민 것들을 벗겨야 한다

알몸 된 사유,

토막 내면 시절의 단면을 드러내는 골격

촘촘한 아집으로 단단해진 자리에 칼집을 내야 한다

핏기를 드러내는 순간들,

집착으로 단단하게 뭉친 근육일수록 고뇌의 칼날은 깊게 들어가야 한다

어제로부터 오늘의 중심부로 파고드는 뜨거움

참지 못하면 익기는 틀린 일이다


이리저리 뒤집어 의심할 줄 알아야 한다

주제를 벗어나 탄 내음으로 오므라드는 감성의 가장자리

냉정한 이성의 가위로 잘라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마지막 인내의 세월을 버무린 양념을 뿌려라


비린내 지운 생 한 접시 내놓는 일은,

허영뿐인 화려한 옷 벗고

초라하게 번지는 그을림 견뎌야 하는 것

작가의 이전글바닥을 다진 세월은 무너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