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김준한
어둠 갉아 내느라 몸과 함께 닳아 없어진 세월
잠자리에 누우면 무엇 하나 잡을 수없는 순간들이 그을린 기억되어 허공 위를 맴돌았다
사랑이니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너를, 세상을 밝혔다고 스스로를 위로해도 진실은 내 안에 타들어간 외로움
그 모습이 얼마나 초라한지,
착각하지 마라 너를 밝히기 위해 나를 태운 것이 아니다 존재하고 싶었던 것이다 소멸하는 빛을 어디론가 옮기기 위해 심지를 비스듬히 뉘이듯
나를 낮춘 것이고
성냥개비에 촛불을 한 움큼 퍼담아 다른 초에 옮기듯이 너를 향해 애타게 고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