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

by 김준한

새우 /김준한


날이 저물자 사내는 망망했던 하루 선술집에 내려놓는다 수 억만 년의 기억이 부유하는 바다가 그의 굽은 등 위 출렁이고, 달빛이 두드리는 창 너머엔 섬에 닿지 못한 갈매기, 종일 쌓은 파도소리 부두에 내린다

상 언저리에 모여 저 편으로 떠밀리지 않게 모얏줄 묶는 사람들


망망한 세월 위 출렁이던 순간들도 판이 달아오르면 기억 속에 가라앉을까

젓가락이 침식된 해안가를 집어 올릴 때마다 바다는 하루치 파도를 지운다


판이 달아오르면 저마다의 심해, 먹 빛 호흡으로 건져 올린 사연 짠 내음으로 가슴 저린다

단단한 껍질을 각인하고 있어, 속을 더디게 드러내는 것들


가 닿지 못한 것들이 수평선의 가장자리를 태울 무렵, 익힌 것들을 곱씹거나, 아직도 허우적이고 있을 아가미들을 생각하는 사이 거친 풍랑의 바다 위론 다시 출항해야 할 동기가 떠오르고 마는 것이다

날이 밝자, 그을린 것들을 거둔 사내들이 바다로 헤엄쳐 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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